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기업들이 상장을 늦춰 달라는 요청을 할지 주목된다. SK바이오팜, 엘이티, 미투젠 등이 대상이다.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기업들은 6개월 안에 증시 입성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시장 환경이 나빠지면 한국거래소에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지만 증권신고서 제출을 하지 않은 예비 신규상장사(스팩과 합병 제외)는 세 곳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SK그룹의 신약개발 자회사 SK바이오팜, 코스닥시장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사인 엘이티, 모바일게임 개발사 미투젠이다.

SK바이오팜과 엘이티는 지난해 12월 심사 승인을 받았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원칙적으로 오는 6월까지 상장을 마쳐야 한다. 단 SK바이오팜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135일 룰’(재무제표 작성 시점부터 135일 안에 일정 완료) 적용까지 받으면 5월 중 상장을 해야 한다. 미투젠은 지난해 10월 말 심사 승인을 받았다가 연말에 코스닥 상장 연기를 결정했다. 미투젠이 지난해 받아낸 심사 승인의 효력은 다음달 말까지 유효하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이들 중 상장예비심사 승인 효력 연장을 신청하는 기업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진로(현 하이트진로), 롯데건설 등이 이 제도를 활용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기업의 원활한 상장이 어렵다고 판단되고, 해당 기업이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 상반기 최대 기업공개(IPO) 후보로 꼽혔던 SK바이오팜의 행보가 시장의 관심사다. SK바이오팜은 4~5월 중 기업설명(IR) 및 공모 절차를 거쳐 5월 말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완료한다는 게 당초 목표였다. SK그룹 측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상장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코넥스 바이오기업인 노브메타파마와 콘택트센터 운영기업 메타넷엠플랫폼은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을 받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