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는 중국 상하이시가 국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기증한 마스크 50만개를 3일 오전 한국으로 들여왔다. 이 마스크는 상하이시가 지정한 대구, 경북, 부산, 전북 등 자매 지자체로 전달될 예정이다. 관계자들이 인천공항 인근 한 물류창고에서 마스크를 담은 상자를 트럭으로 옮기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화정면 12개 섬 주민 "이장 통해 공급해달라"정부가 우체국에서 공적 마스크 판매에 나섰지만, 전남 여수지역 일부 섬 주민들은 우체국이 없어 마스크를 구매조차 할 수 없다.3일 여수시에 따르면 화정면 관내 12개 섬에는 우체국이 없어 배를 타고 나와 화정우체국을 이용해야 한다.이미 다리가 놓인 백야도를 비롯해 조발도와 둔병도, 낭도 적금도는 연도교가 놓여 차로 오갈 수 있지만, 월호도, 자봉도, 제도, 하화도, 상화도, 사도, 여자도 등 7개 섬은 여객선을 타고 육지로 나와야 한다.배를 타고 나와도 일찍 줄을 서지 않으면 공적 마스크를 살 수 없다.화정우체국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마스크 425매를 판매했으나 10여분 만에 판매가 끝났다.마스크를 사러 온 주민들은 70∼80대로 빈손으로 돌아간 주민도 50여명에 달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섬에 있는 주민들은 마스크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는 지적이다.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경로당도 폐쇄돼 고령의 주민들은 대부분 집에만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상화도에 사는 김재곤(66) 이장은 "간혹 육지로 나갔다 오는 분들이 개인적으로 마스크를 1∼2개씩 구해 오지만, 마스크를 끼고 생활하는 주민은 거의 없다"며 "외지인들이 가끔 오가기도 해서 불안한 마음에 집에만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최근 화양∼적금 도로가 개통돼 섬에서 육지가 된 낭도는 외지인의 출입이 잦아 걱정이 크다.일부 마을은 외부인이 출입을 못 하도록 하는 등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낭도의 한 주민은 "다리가 개통하니까 외지인들이 차를 몰고 많이 찾아와 코로나 19가 확산할까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며 "건강한 사람도 마스크를 구하기 힘든데 섬에는 대부분 노약자가 많아 사실상 마스크 구하는 것을 포기했다"고 말했다.주민들은 최근 면사무소에 이장을 통해 공적 마스크를 구입해 공급해달라고 건의했다.화정면은 민원이 잇따르자 여수시에 보고하는 등 검토에 들어갔다.화정면은 12개 섬으로 구성돼 있으며 2천여명이 거주하고 있다./연합뉴스
'선 화장 후 장례'라지만 사실상 빈소는 못 차려명복공원서 정기운영 끝난 오후 5∼8시 화장하루가 멀다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 비보가 이어지고 있다.최근 사흘 새에만 12명이 목숨을 잃었다.이 중 경북에 주소를 둔 1명을 뺀 11명이 대구 사람이다.보건복지부는 사망자의 존엄과 예우를 유지하며 유가족의 뜻을 존중하는 장례지원을 한다고 밝혔지만, 유족은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채 슬픔에 빠진 게 현실이다.◇ 정기 화장 끝난 오후 5시부터…정기 화장시간이 종료된 오후 5시부터 대구의 유일한 화장장 명복공원에서 코로나19 사망자의 화장이 시작된다.이곳에선 대구 첫 사망자가 화장된 지난달 24일부터 매일 코로나19 사망 시신을 화장하고 있다.개인 보호장비를 착용한 운구 전담반이 망인을 이중 밀봉한 뒤 입관, 운구차로 시신을 이곳으로 옮긴다.개인 보호장비는 KF94나 N95 이상의 마스크, 가운, 장갑, 눈 보호구, 안면 보호구, 장화 등이다.이송된 망인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선 화장, 후 장례' 원칙에 따라 화장된다.소요되는 화장 시간은 90여분.개인 보호구를 착용한 최소한의 유족이 화장 과정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지침상 다른 유족은 유족대기실에서 대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대기실에도 머무르지 못하게 한다고 유족들은 입을 모았다.이마저도 밀접접촉자거나 양성 판정을 받은 유가족은 함께할 수 없다.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정기 화장시간인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를 피해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화장이 실시되고 있다.하루 평균 45구를 화장하는 명복공원에는 매일 1천여명의 유족이 다녀간다.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잠재적인 전염성이 있어 노출 최소화 방식으로 시신을 처리해야 한다고 보건당국은 설명했다.대구시는 명복공원 직원들이 집단 감염되는 만일의 사태까지 고려해 화장을 진행하고 있다.대구시 관계자는 "유가족을 최대한 배려하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들이 많다"며 "명복공원 자체가 감염원이 되면 그 파급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유가족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재난대비 지정장례식장 5곳…사실상 '안치'만화장 이후 장례도 일반적이진 않다.현재까지 대구에서 코로나19 고인의 빈소를 차린 유족은 국내 14번째 사망자인 이모 씨 가족이 유일하다.이마저도 자녀들이 음성 판정을 받아 가능했다.양성 판정이 나온 남편은 자가격리된 채 진행됐다.이씨 딸은 "엄마를 화장하고 빈소를 마련할 때까지 갈 수 있는 곳이 없어 사망 당일 분골한 봉안함을 들고 우리 집에 왔다"며 "죽음에 이르기까지 과정도, 죽음 이후까지도 한스럽다"고 말했다.이씨 유족이 대구 서구보건소로부터 통보받은 '국가재난대비 지정 장례식장'은 파티마병원, 대구의료원, 칠곡경북대병원, 한패밀리병원, 대구보훈병원 등 5곳이다.음성 판정에도 5곳 모두 이씨의 장례식을 거부했다고 유족들은 말했다.국가재난대비 지정장례식장들에 따르면 유족에게 빈소를 차려줘야 할 의무는 없다고 한다.국가재난대비 지정장례식장이 빈소나 장례가 아닌 '전염병 격리 안치실'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장례식장들은 유족들에게 빈소를 차려 장례를 진행하기보다 안치 이후 화장까지만 권고하는 분위기다.대구의료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상주가 원하면 빈소는 차릴 수 있으나 코로나19 감염 문제 때문에 자가격리 대상자나 판명 대상자는 할 수 없고 코로나19와 관련 없는 사람들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국가재난대비 지정장례식장 관계자는 "요새는 빈소를 차려도 문상객이 거의 없어 장례식 빈소를 가급적 안 차리는 게 낫다고 만류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다중이용시설은 감염 우려가 있지 않나"라고 했다./연합뉴스
행정기관 통한 무상공급 방안에 "의사결정 힘들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 "마스크를 사재기해서 나중에 높은 가격에 파는 분들은 정말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지금 120명이 나서서 (사재기) 단속 활동을 하고 있다.인원을 늘려서라도 사재기 상품이 시중에 정상적으로 나오도록 강력히 단속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홍 부총리는 마스크 공급 대책과 관련해서는 "절대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못 쫓아가는 상황에서 정부는 10만∼20만장이라도 더 찍어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확보된 마스크가 적절한 곳에, 국민 손에 잘 유통되도록 하는데 최대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홍 부총리는 다만 동사무소 등 행정기관을 통한 무상공급 방안에 대해서는 "줄 서서 사야 하는 수고는 덜겠지만, 아주 꼭 필요한 분야의 배분을 빼고서 계산해보니 일주일에 1매 정도가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일주일에 1매를 주는 것이 분배의 공정성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국민의 수요를 맞출 수 있을지 그런 부분에 대해 선뜻 의사결정을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