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보호구 착의실에서 의료진이 보호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오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보호구 착의실에서 의료진이 보호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3일 0시 기준 5000명에 임박했다. 지난달 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후 43일 만이다. 특히 확진자 대다수가 몰려있는 대구는 패닉 상태다. 현재 국내 확진자 4812명 중 3600명이 대구에서 발생했다.

대구 지역 의료진들은 몰려드는 환자로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부 의료진이 코로나19로 인한 격무와 감염 우려 등으로 병원을 떠나면서 인력난이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대구행을 자진해 선택한 인물이 있다. 서울 하트웰의원에 근무 중인 김태유 간호사다. 김 간호사는 "간호사는 그냥 월급쟁이 직장인이 아니다. 이럴 때 대구에 가지 않는다면 내 자신에게 부끄러울 것 같아 대구행을 택했다"고 말했다.

김 간호사는 "대구 상황은 당연히 잘 알고 있다. 대구에 가면 고된 근무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분들을 도우며 제가 얻을 보람이 더 클 것 같다. 저 같은 사람들이 대구를 도우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가족들이 반대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많이 반대를 하셨다. 저는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는데 부모님께서 걱정이 크시다. 강하게 말리셨는데 제가 끝까지 하겠다고 하니까 '다녀오라'고 응원해주셨다"고 했다.

김 간호사가 현재 다니고 있는 병원에서도 많은 배려를 해줬다. 김 간호사는 "제가 대구에 자원봉사를 가도 되겠느냐고 여쭤봤더니 원장님과 동료들이 흔쾌히 동의해줬다. 제가 빠지면 다른 동료들이 더 많은 일을 처리해야 되는데 양해해줘서 고마웠다"면서 "원장님께 무급휴가를 요청했는데 뜻밖에 유급휴가를 주셔서 감사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간호사는 "다른 동료 간호사 분들에게도 대구를 돕자고 제안하고 싶다. 현장이 아무리 심각한 상황이라도 서로 돕는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