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우한 폐렴 공포가 전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지난 24일 김포공항에서 마스크를 쓴 이용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발 우한 폐렴 공포가 전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지난 24일 김포공항에서 마스크를 쓴 이용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확산 속도가 수백 배 빠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커지는 우려 속에 중국인 입국 중단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은 50만 명을 넘겼다.

28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등에 따르면 27일 오후 기준 티베트자치구를 제외한 전국 30개 성(省)에서 2840명이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고 81명이 사망했다. 의심 환자는 6000여 명 수준이다. 확진자 중 461명은 위중한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2월 31일 처음 확진 환자를 발표한 지 한 달도 안 돼 확진자 수가 100배 이상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국내외 단체관광을 금지하고 춘제(중국 설) 연휴 기간도 연장하는 등 극약 처방까지 내놨지만 이미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과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조기 수습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는 사스보다 수백 배 빠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3년 사스 확진 환자가 1000명을 돌파하는 데 대략 4개월이 걸렸다. 이후 8개월여에 걸쳐 세계 37개국에서 8000여 명이 사스에 감염됐다. 이에 비해 우한 폐렴은 지난해 12월 31일 27명의 확진자가 나온 이후 한 달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2700여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각에선 우한 폐렴 감염자가 10만 명 이상에 달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공중위생 분야 전문가인 닐 퍼거슨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는 "내가 아는 한 감염자는 현재 1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퍼거슨 교수는 사스와 달리 우한 폐렴 감염자는 별다른 증세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이들이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 폐렴의 글로벌 수준 위험 수위를 '보통'에서 '높음'으로 수정한 상황 보고서를 발간했다.

WHO 지난 26일 발간한 보고서 각주를 통해 23∼25일 사흘간 발간한 일일 상황 보고서에서 글로벌 수준의 위험 수위를 '보통'으로 잘못 표기함에 따라 이를 바로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WHO 대변인은 단순한 자구 수정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WHO는 발생 범위, 확산 속도, 대응 능력 등을 종합해 바이러스의 위험 수위를 정한다.

WHO는 지난 23일 우한 폐렴에 대해 아직 글로벌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할 단계는 아니라고 결론 내렸지만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중국 당국과 감염 확산 방지책을 협의하고자 현재 중국을 방문 중이다.

한편 급속도로 퍼지는 우한 폐렴 확산 공포에 중국인 입국 금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은 청원은 시작된 지 5일 만에 50만 명을 돌파했다.

게시글을 올린 작성자는 지난 23일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이같은 내용의 청원을 시작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우한 폐렴'의 공포가 전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중국인 입국 금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청원 글이 50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우한 폐렴'의 공포가 전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중국인 입국 금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청원 글이 50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