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7)이 이번 시즌 두 번째 퇴장을 당한 가운데 소속팀 토트넘 훗스퍼는 첼시에 완패했다. 손흥민은 팀이 상대에 2-0으로 끌려가고 있던 상황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판정에 크게 아쉬워 했다.

토트넘은 23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치뤄진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첼시와의 경기에서 0-2로 패배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승점 26점(7승5무6패)로 7위에 머물러 순위 반등의 기회를 놓쳤고, 첼시는 승점 32점(10승2무6패)로 4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을 수성했다.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과 프랭크 램파드 첼시 감독과의 사제간 맞대결로도 관심이 모아진 이번 경기서 손흥민은 이날 왼쪽 윙포워드로 출격해 헤리 케인, 루카스 모우라, 델레 알리와 공격진을 이끌었다.

원정팀 첼시가 전반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12분 윌리안이 코너킥 문전 혼전 상황에서 마테오 코바치치와의 2대1 패스 이후 수비수를 두고 완벽한 개인기에 이은 오른발 슛팅으로 토트넘의 골문을 갈랐다.

실점한 토트넘은 전반 중반부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전반 28분 무사 시소코의 측면 크로스를 케인이 논스톱 발리 슈팅, 1분 뒤 케인이 직접 측면을 파고들어 올린 공을 손흥민이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하는 등 토트넘 공격진이 분전했지만 득점하진 못했다.

이후 경기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자 첼시가 전반 막판 집중력을 발휘해 추가 득점을 기록했다. 토트넘 수비진 뒤쪽으로 흐른 공을 골키퍼 파울로 가차니가 걷어내려 뛰어가는 과정에서 이 공을 끝까지 쫓아가던 첼시 마르코스 알론소와 충돌했다. 심판은 비디오판독(VAR) 끝에 키퍼의 잘못임을 확인하고 첼시에 페널티킥을 부여했다. 키커로 나선 윌리안이 침착하게 득점, 첼시는 2-0으로 달아나며 전반 경기를 마쳤다.

후반전이 시작되며 토트넘의 무리뉴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에릭 다이어를 빼고 공격형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투입하는 등 초강수를 뒀지만 경기는 토트넘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후반 15분 손흥민이 레드카드를 받으며 토트넘은 수적 열위에 처했다. 손흥민은 안토니오 뤼디거와의 볼 경합 상황에서 넘어진 뒤 다리를 번쩍 들었다. 손흥민의 발에 맞은 뤼디거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고통을 호소했다. VAR 판정 끝에 주심은 손흥민에게 퇴장을 명했다.

이후 토트넘은 대니 로즈, 탕귀 은돔벨레를 연달아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며 결국 만회골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손흥민은 양 팀 통틀어 최하 평점을 받았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도 경기 후 평점에서 손흥민에게 3점을 부여했다. 유럽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도 손흥민에게 평점 4.9점을 부여했다.

한편 사실상 토트넘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린 주심의 손흥민 퇴장 판정을 두고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토트넘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영국 공영방송 BBC와 인터뷰서 "손흥민에게 레드카드는 형편 없는 결정이었다. 주심은 뤼디거에게 경고를 줘야 했고, 손흥민의 반응은 공격적이지 않았다"며 "손흥민의 행동은 고의성이 없었다. 오히려 뤼디거가 경고를 받아야 했다. 그는 갈비뼈가 부러졌을 것이다. 빨리 회복되길 바란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토트넘 선수 출신이자 현재 해설가로 활동중인 저메인 제나스는 영국 BBC를 통해 "손흥민의 반칙은 폭력적인 장면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뤼디거의 과도한 액션에 할 말이 많고, 그 장면이 퇴장을 보증하는 건 아니다. 손흥민의 행동이 잘한 건 아니나 폭력적인 행동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반면 첼시 램파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반칙은 퇴장이 맞다. 그는 확실히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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