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봉 대사 "브루나이는 한국 지지하는 전통 우방국"

"보르네오섬의 부유한 소국 브루나이를 찾는 한국인이 점차 늘고 있다.

작년에는 1만5천여명이 방문했고, 올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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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나이 방문 한국인 연간 1만5천명…"교류 더 늘 것"
윤현봉 주브루나이 대사는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의 정상회담이 이뤄진 뒤 연합뉴스의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윤 대사는 "브루나이는 1984년 한국과 수교한 뒤 지난 35년간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입장과 국제기구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전통 우방국"이라며 "에너지와 인프라 협력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계속 '윈윈'할 국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브루나이는 작년 8월부터 2021년 8월까지 3년간 한-아세안 대화 조정국을 맡았다"며 "한국이 아세안에 입장과 요청사항을 전달할 때 10개국을 개별적으로 접촉하기보다는 브루나이를 통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브루나이 방문 한국인 연간 1만5천명…"교류 더 늘 것"
보르네오섬 북쪽에 자리한 브루나이는 영토 면적이 57만7천 헥타르로 경기도의 절반 크기이고 인구도 44만여명에 불과하지만, 석유·가스 등 자원 부국이어서 2017년 기준으로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2만8천여 달러에 이른다.

하사날 볼키아 국왕은 이슬람 절대 왕정제의 군주로서 위엄과 권위를 지니면서 동시에 높은 수준의 복지정책을 실현해 '자애로운 아버지'로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다.

대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제공하고 용돈을 주며 병원비도 거의 무료다.

지난해 브루나이를 방문한 한국인은 1만5천785명이고 한국을 방문한 브루나이 국민은 4천893명이다.

올해는 방문객 수가 양쪽 모두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사는 "브루나이가 한국에서 색다른 관광지로 부각되면서 방문객이 늘고 있다"며 "브루나이에서도 한류 드라마 촬영지 방문과 겨울철 눈 체험 한국 여행이 인기를 끌어 교류가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나이 방문 한국인 연간 1만5천명…"교류 더 늘 것"
로열브루나이항공이 올해 4월부터 인천과 브루나이를 잇는 직항노선을 주 3회에서 주 4회로 늘렸고 9월부터는 대한항공이 코드셰어를 통한 공동운항을 시작해 양국이 물리적으로도 더 가까워졌다.

게다가 이날 양국 교통 당국은 항공 회담을 열고 운항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직항 자유화에 합의했다.

올해 3월 문 대통령이 브루나이를 국빈 방문, 현지 매체에 대대적으로 기사가 보도된 뒤 한국에 대한 이해와 호감도가 높아진 상태다.

브루나이에는 현재 300여명의 한국 교민·주재원이 살고 있다.

이들은 주로 관광, 식당, 무역, 건설·토목 분야에 종사한다.

한국 건설사가 브루나이에서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는 재외동포 수가 450명까지 늘어난 적도 있다.

브루나이 방문 한국인 연간 1만5천명…"교류 더 늘 것"
윤 대사는 "브루나이 국민은 가족·신앙·공동체 등 전통적 가치관을 지키면서도 21세기 국제 마인드와 현대화 감각도 함께 지니고 있다"며 "브루나이 사람들의 정이 많은 성향은 우리 국민 정서와도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브루나이와 우수한 인적·기술 자원을 보유한 한국이 상호보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IT제품과 가전, 자동차, 재생에너지, 농업과 수산업 분야가 브루나이와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브루나이 시장이 협소한 면은 있으나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세금 면제·감면 혜택이 많아서 중소기업 간 협력도 확대할 수 있다고 윤 대사는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