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인천공항 면세점. (사진 = 신세계 면세점 홈페이지)
신세계 인천공항 면세점. (사진 = 신세계 면세점 홈페이지)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이 늘면서 국내 면세점 업계의 매출이 오르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면세점 관련 기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쟁심화로 송객 수수료가 늘면서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증권가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신세계의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19.10%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호텔신라의 주가도 19.48%나 빠졌다.

국내 중국인 입국자가 늘면서 면세점 매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실적 관련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면세점 업체들 간 경쟁이 예상보다 심화하면서 매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7~9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171만355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1% 늘었다. 중국 국경절이었던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한국을 찾은 중국인 수도 14만3575명으로 전년보다 7.5% 증가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는 면세점 매출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2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 증가했다. 외국인 매출액이 1조9000억원으로 역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38.7%나 뛴 수준이다.

◆"호텔신라·신세계 영업이익 하락 전망"…보따리상 중심 매출 구조탓

이처럼 면세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세계 명동점 일매출은 9월 70억원을 훌쩍 넘었고, 호텔신라도 9월에 전년 대비 25% 내외 신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듯 하다"면서도 "이들 업체의 3분기 영업이익은 성수기로 경쟁이 가장 심한 시기인 만큼, 2분기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KB증권은 신세계의 목표주가를 32만원에서 3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세계의 면세점의 총매출액은 9643억원, 영업이익은 139억원으로 예상했다. 해당 이익은 전분기보다 34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보따리상 중심으로 매출 구조가 재편된 이후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박신애 연구원은 "명동점은 매출이 23% 성장하면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지만, 경쟁심화에 따른 알선수수료율 상승으로 이익률은 전년 동기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며 "인천T1도 8월 임차료 상승으로 전분기와 유사한 적자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텔신라의 실적도 부진이 점쳐진다. 삼성증권은 호텔신라의 3분기 매출액은 1조4100억원, 영업이익은 692억원으로 시장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예상을 넘어선 할인 마케팅이 확대되고, 홍콩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홍콩국제공항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호텔신라는 올해 면세점 타겟 고객인 대형 구매대행상에게 얼마의 할인 혜택을 주면 어느 정도의 추가 수요가 발생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회사는 고객 구성이 안정될 때까지 수익성 자체보다는 매출 및 영업이익 극대화에 최적인 마케팅을 찾기 위한 방향으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수익성에 대한 기대를 더 낮게 전망하는 게 현 시점에선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