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계에서 ‘다이먼 사단’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회장의 지도를 받고, 또 함께 JP모간을 키운 이들이 주요 금융회사의 수장으로 잇따라 영입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 CEO '다이먼 사단' 전성시대
다이먼 사단의 대표 격은 찰스 샤프 신임 웰스파고 최고경영자(CEO). 샤프는 다이먼 회장과 25년간 함께 일했다. 샌디 웨일 씨티그룹 회장의 후계자로 유력했던 2인자 다이먼이 씨티그룹에서 1998년 갑작스럽게 해임되자 샤프는 함께 회사를 옮겼다. 2012년 다이먼 회장의 곁을 떠난 샤프는 이후 비자카드 CEO와 뉴욕멜론은행 CEO를 거쳤다. 그는 이달 21일부터 웰스파고 CEO를 맡을 예정이다.

샤프 이전에는 빌 윈터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 CEO와 제스 스테일리 바클레이즈 CEO가 다이먼 사단에서 인정받는 인물이었다. 이들은 다이먼 회장 밑에서 JP모간 회장 후계자 순위를 다툴 만큼 다이먼 회장의 신임이 두터웠다. 그러다 윈터스가 먼저 2009년 JP모간을 떠났다. 윈터스는 이후 렌쇼베이 헤지펀드를 설립해 운영하다가 2015년 6월부터 스탠다드차타드 CEO를 맡았다.

스테일리는 조금 더 늦은 2013년 다이먼 회장에게서 독립했다. 이후 약 2년간 월가 헤지펀드인 블루마운틴캐피털에서 근무한 스테일리는 2015년 12월 바클레이즈 수장직을 제의받고 영국으로 자리를 옮겼다.

미국 투자사 서버러스캐피털 매니지먼트 사장인 맷 제임스도 있다. 그도 한때는 다이먼의 후계자 중 한 명으로 꼽혔다. 결제정보업체 퍼스트데이터의 프랭크 비시나노 CEO, 라이언 맥이너니 비자카드 글로벌사업 부문 사장 등도 다이먼 사단으로 분류된다.

글로벌 금융업계가 다이먼 사단을 중용하는 것은 다이먼 회장을 그만큼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다이먼 회장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JP모간을 세계 1위 은행으로 도약시켰다. 다이먼 회장은 이후 미국 금융당국을 도와 미국 경제가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외신들은 특히 샤프가 웰스파고의 신임 CEO에 오른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그가 다이먼 회장에게 도전하는 첫 제자이기 때문이다. 다른 제자들이 맡은 회사는 JP모간과는 규모 자체가 비교가 안 된다. 미국 경제지 포천은 “앞으로 샤프와 같은 사례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