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건’과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특수잉크 제조업체 큐브스의 정모 전 대표가 19일 구속됐다. 정씨는 이날 개인비리(횡령) 혐의로 구속수사를 받게 됐지만, 조 장관과 접점이 많은 만큼 향후 ‘조국 펀드’ 의혹으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범행내용 및 소명정도,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 현재까지 수사경과에 비추어 도망 내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정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당초 법원은 정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 예정이었으나 정씨가 변호인을 통해 불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서류심사만으로 구속 여부가 결정됐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박승대)는 지난 16일 정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체포해 이틀간 조사한 데 이어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씨는 중국의 한 광학기기 제조업체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조 장관 의혹과 복잡하게 얽혀 있다. 정씨는 조 장관의 핵심 측근 윤모 총경과 친밀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윤 총경을 가수 승리의 사업 파트너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에게 소개해준 인물로 지목됐다. 윤 총경은 2015년 큐브스에 5000만원을 투자했다가 경찰 내사를 받기도 했다. 정씨는 조 장관과 윤 총경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함께 근무하던 작년 5월 청와대 회식자리에 동석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조국 가족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한 더블유에프엠은 2014년 큐브스에 8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정씨는 더블유에프엠의 실소유주인 우모 회장과 함께 코링크PE의 투자를 설계한 인물로도 전해졌다.

법조계에선 검찰의 조 장관 의혹 수사가 정씨와 윤 총경 등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력형 비리로 비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윤 총경 역시 현재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검찰이 조 장관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와 별도의 수사지휘 체계를 유지하면서 “봐주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