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28일(현지시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전체 프로그램이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위반”이라면서도 “초점은 북한과의 협상에 있다”고 밝혔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북한의 전체 WMD 프로그램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과 충돌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발표할 게 없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엔 북한이 핵무기 및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 모든 WMD와 탄도미사일을 포기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미 국무부는 북한 WMD와 관련한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탄도미사일 관련 문제는 건드리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정부 내부의 ‘엇박자’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일본 방문 기간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는 유엔 제재 위반”이라고 주장하자 “나는 다르게 본다”고 공개 반박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북 협상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초점, (트럼프) 대통령을 뒷받침하기 위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초점은 북한 WMD 프로그램의 평화로운 종결을 위한 협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핵 문제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국가 안보 사안 중 하나”라며 “협상과 논의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목표 달성 시기 전까진 대북 경제제재가 계속될 것이라고 재차 역설했다.

지난해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당시 미 국무부 측 참모 역할을 했던 앤드루 김 전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29일 “북한은 자신이 원할 때만 소통하고 그렇지 않으면 피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센터장은 이날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로 열린 ‘2019 글로벌인텔리전스서밋(GIS)’ 종합 토론에 참석해 “(미국과 북한이) 꼭 무거운 주제가 아니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소통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