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I 집계 4월 출하액 4.7% 증가 "신기술 투자 확대 조짐"
"반도체 업황 회복 시그널?"…북미 장비출하 4개월만에 증가
북미 지역 반도체장비 업계의 출하액이 4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글로벌 반도체 경기의 회복 기대감을 키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최근 시장통계 보고서에서 지난 4월 북미 반도체장비 출하액이 19억1천80만달러로, 전분기(18억2천530만달러)보다 4.7%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반도체장비 출하액이 전달 대비 증가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12월(8.3%) 이후 4개월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같은달(26억9천만달러)에 비해서는 무려 29.0%나 적은 것이어서 여전히 반도체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다만 반도체장비 출하 실적이 통상 향후 반도체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돼 왔기 때문에 전달보다 늘어났다는 것만으로도 회복의 '청신호'로 볼 수 있다는 낙관적인 해석도 나왔다.

실제로 SEMI의 아지트 마노차 대표는 보고서에서 "반도체 경기가 상승 국면 쪽으로 변곡점을 맞았다고 말하기는 이르다"면서 "(그러나) 최근의 개선 추세는 분명 새로운 기술 로드맵을 위한 투자(확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반도체 생산라인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길게는 2∼3년 전부터 건설을 시작해서 1년 전부터는 장비를 주문해서 세팅해야 한다"면서 "장비 출하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업체들이 향후 수요가 늘어날 것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다운턴(하락국면)'이 이르면 올 하반기에는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낙관론이 최근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은 이달초 보고서에서 올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이 지난해보다 7.4% 줄어들며 10년 만에 최악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면서도 "올 3분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1위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인 삼성전자는 지난달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메모리 고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로라 호(何麗梅)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달 "최근 수요가 살아나면서 업황 사이클이 바닥을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