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 사업이 '사양 산업'이라는 과거의 이미지를 벗고 프리미엄 바람에 힘입어 화려하게 부활했다. 소비자가 늘어나자 뭉칫돈을 든 사업가들이 몰리면서 지난해에만 관련 업체가 10군데 이상 새로 생겼다. 지난 3월 23일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개최된 '제51회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는 프리미엄 독서실 브랜드가 대거 참여해 시장의 분위기를 대변했다. 관심과 경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부동의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업체가 있다. 프리미엄 독서실 시장을 개척한 '토즈'가 그 주인공이다.

토즈의 출발이 지금처럼 거창했던 것은 아니다. 2002년 신촌에 자그마한 규모의 모임 센터를 오픈하면서 이른바 '모임 전문 공간'이라는 콘셉트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후 모임의 성격에 맞는 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토즈는 커뮤니티, 모임, 스터디, 미팅, 교육, 오피스와 같이 목적을 세분화해 서비스를 운영했다.

입소문을 타자 토즈의 매출도 증가했다. 2012년 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프리미엄 독서실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토즈는 2017년 484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5년 만에 50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공간 사업이 단기간에 수익이 나는 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이 시기는 프리미엄 독서실 시장이 급격하게 팽창하던 시기와 동일해 토즈의 모델을 보고 시장에 뛰어든 사업자가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즈가 시장의 파이를 키운 셈이다.
사진=토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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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센터, 스터디센터, 워크센터를 통합한 토즈의 총 매장 점포 수는 올해 4월 기준으로 380개에 달해 2위 업체와 100개 이상 차이를 보인다. 전 지점 좌석 수는 4만3000여개, 월 단위 등록 누적 회원은 104만명을 넘었고 총 누적 소비자 수는 3천900만명을 돌파했다.

토즈를 운영하는 김윤환 피투피시스템즈 대표는 독서실 사업을 단순히 공간만 임대하는 '부동산업'이라고 보지 않고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했다. 2010년 2년간의 R&D 연구 끝에 하버드대학교 교육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 교수의 다중지능이론을 기반으로 7가지 학습 스타일과 5가지 공간을 구성하고 서비스에 적용했다.

7가지 학습 스타일은 ▲읽고 쓰면서 외울 때 집중력이 올라가는 '언어학습유형(Verbal)' ▲소리의 자극을 받아야 집중되는 '청각학습유형(Aural)' ▲토론할 때 학습 능력이 극대화되는 '사회학습유형(Social)' ▲밀폐된 공간을 좋아하는 '자기학습유형(Solitary)' ▲그림이나 화면을 이용해 공부하는 '시각학습유형(Visual)' ▲논리적 사고가 강한 '논리학습유형(Logical)' ▲체험을 좋아하는 '신체학습유형(Physical)'으로 구분된다.

또한 5가지 공간은 ▲시각적 환경에 민감한 학습자를 위한 '크리에이티브룸' ▲기존 열람실이 익숙한 학습자가 선호하는 '솔리터리룸' ▲혼자 있는 공간에서 집중이 되지 않는 학습자를 위한 '오픈스터디룸' ▲스스로 학습하는 것을 좋아하는 학습자를 위한 '인디비주얼룸' ▲토론식 학습을 선호하는 '그룹 스터디룸'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상담을 받고 토즈가 제안하는 공간에서 집중력을 발휘한다.
사진=토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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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즈는 늘어나는 소비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전 사업 부문의 정보를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공유할 수 있는 통합 멤버십 서비스 '토즈 멤버십'을 구축했다. 이 어플은 지난달 기준으로 총 다운로드수 6만9891건을 기록했으며 주간 평균 다운로드 수도 334건에 이른다.

학습관리 어플인 '스터디데일리'도 운영 중이다. 스터디데일리는 학습 효율이 향상되도록 시간 체크, 학습 통계, 지점별, 학년별, 학교별 비교 분석 정보를 제공하고 랭킹을 보여준다. 총 다운로드수는 1만9693건에 달한다.

특히 최소 분 단위부터 설비까지 한 번에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인 '실시간 공간 예약 시스템'도 주목된다. 시간 단위 공간 대여의 특성상 이용 인원과 시간 변동이 많지만 즉각 대응 가능해 공실을 줄이는 효과가 크다.

점주를 위한 시스템도 구축했다. '원솔루션(ONE Solution)'은 토즈의 공간 서비스를 관리하기 위한 필수 시스템으로써 소비자, 점주, 본사를 모두 연결하는 통합성을 지닌다.

이 시스템은 경영·운영·지점 관리를 하나로 통합한 시스템으로써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영 효율화를 높인다. 또한 중앙 관제 프로세스로 일원화된 보안과 유지 보수 관리를 제공해 공간 쾌적성을 유지한다.

점주의 수익성 확보를 위한 상권분석 시스템인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도 눈길을 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보유한 별도 부동산팀이 실 수요층과 유동인구를 분석하고 최소 비용으로 최적의 입지를 선정하도록 돕는다.
사진=토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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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편의성이다. 토즈는 환경에 민감한 학습자를 위해 백색소음기, 산소발생기, LED 조명을 제어한다. 태블릿 PC로 각 룸 입구에 부착된 QR코드를 인식해 적정 온도와 위생 상태를 점검하며 전문 매니저를 상주시켜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한다.

차별성은 콘텐츠 제공에도 있다. 공간을 넘어서 학습 콘텐츠까지 제공한다. 콴다, 상상알파국어, 박문각, 메가스터디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콘디션 관리를 위해 정관장, 유한킴벌리와 손잡고 서비스 제휴도 진행하고 있다.

토즈 관계자는 "향후 5년 내 전체 독서실 시장의 3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전에 볼 수 없었던 독서실을 개발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꿈과 목표를 이루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토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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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영상=조상현 한경닷컴 기자 doyt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