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증시가 반등했지만 주식형펀드에서는 오히려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손실을 봤던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회복되자 펀드에서 발을 빼고 있어서다. 하지만 부동산, 채권 등에 투자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인컴펀드로는 자금이 모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1분기 경제성장률 하락에다 기업 실적 악화로 변동성이 커진 장세에서 인컴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형서 뺀 돈…'따박따박 수익' 인컴펀드로
올 들어 2506억원 몰려

2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인컴펀드 70개에는 2506억원이 순유입됐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하는 40개 유형 테마펀드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와 퇴직연금 등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같은 기간 전체 배당주펀드에서 4229억원이 빠져나간 것을 비롯해 가치주펀드(3507억원), 삼성그룹펀드(1748억원) 등에서는 뭉칫돈이 흘러나갔다.

인컴펀드는 채권이나 고배당주, 부동산 등에 투자해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꾸준히 쌓아가는 펀드다. 주식시장 변동성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최근 증시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이 예상밖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경기 전망은 불투명해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자금이 인컴펀드로 몰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인컴펀드는 높은 수익을 약속하진 않지만 변동성이 낮아 수익률이 꾸준하다. 올 들어 70개 인컴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72%다. 가치주펀드(연초 이후 수익률 11.62%), 배당주펀드(7.91%) 등과 비교해 낮지만 투자 기간을 넓히면 안정적인 수익률이 돋보인다. 지난해 글로벌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방어하며 1년간 평균 3.0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주식형펀드는 11.10% 손실을 냈다.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배당주펀드(-5.68%), 가치주펀드(-7.70%) 등도 손해를 봤다.

인컴펀드 중에서는 한국투자중국고배당인컴솔루션(연초 이후 수익률 22.62%)이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12.21%), ABL알리안츠인컴앤그로스(11.72%), 프랭클린미국인컴(10.12%) 등이 뒤를 이었다.

안전자산에 투자 몰려

인컴펀드 중에서도 안전한 채권형과 머니마켓펀드(MMF)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졌다. 글로벌 채권에 투자하는 하나UBSPIMCO글로벌인컴에는 올해만 2392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김종옥 하나UBS자산운용 본부장은 “고배당주, 우선주 등을 배제하고 다양한 글로벌 채권에만 투자해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며 “자본을 보존하면서 이익을 쌓아가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달러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하는 신한BNPP달러화단기인컴에도 112억원이 모였다. 반면 같은 기간 미래에셋배당과인컴(-224억원), 블랙록글로벌멀티에셋인컴(-198억원) 등에서는 오히려 돈이 빠져나갔다.

탁하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팀장은 “펀드마다 채권, MMF, 배당주, 우선주 등 담고 있는 상품이 다양해 가입 전 확인이 필요하다”며 “같은 채권도 듀레이션(잔존 만기) 설정에 따라 변동성과 수익성이 크게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컴펀드는 발생하는 수익을 일정 기간마다 정기적으로 챙길 수 있는 펀드를 말한다. 통상 매달 월급처럼 지급하는 상품이 많기 때문에 은퇴 후 생활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수익이 나오지 않으면 정해진 분배금을 원금에서 주는 방식”이라며 “원금이 줄면 월 수익도 따라서 감소하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