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러의 완만한 상승세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가 상승 시기이기 때문이다.

권희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달러는 원유의 국제 거래에서 결제통화로 이용되기 때문에, 달러가 상승하면 일반적으로 원유 가격은 하락한다"며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달러가 약세 흐름을 보였다면 유가는 지금보다 더 상승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유가 상승은 미국의 소비수요를 위축시키기도 한다. 통상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달러를 넘으면 미국의 민간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를 보면 휘발유 가격이 2.5달러 미만일 때 전체 소매판매에서 주유소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7~8%였다. 3달러가 넘어서면 이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이 다른 재화를 구매할 여력이 작아지는 것이다.

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는 수입물가를 높여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더욱 악화시키고, 미국의 수입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달러의 완만한 상승은 유가 상승폭과 미국의 민간소비 위축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어 "유가가 안정을 찾기 전까지는 지금과 같은 달러 흐름이 원유 수입량이 많고,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완만한 달러 강세, 국내 경제에 오히려 유리"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