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1.5兆' 롯데카드 인수전…하나금융·MBK·한앤컴퍼니 3파전
롯데카드 인수전이 하나금융지주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는 국내 PEF 운용사 3곳이 맞붙는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매각주관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실시한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본입찰에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 5곳 중 하나금융지주,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3곳이 참여했다. 쇼트리스트에 올랐던 한화그룹과 IMM프라이빗에쿼티는 불참했다. 롯데손보 인수전에는 롯데카드에도 입찰한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를 비롯해 중견 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가 참여했다.

'몸값 1.5兆' 롯데카드 인수전…하나금융·MBK·한앤컴퍼니 3파전
롯데그룹은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롯데카드·손보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지주와 자회사인 롯데캐피탈이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98.37%가 매각 대상이다. 이날 입찰에선 롯데카드 지분 98.37%에 대한 인수제안뿐만 아니라 약 70%의 경영권 지분만을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제안받았다. 롯데그룹이 유통 계열사들과의 사업 연계와 신사업 추진을 위해 롯데카드 지분 30%를 계속 보유하겠다는 것이다. 롯데카드의 자산규모는 작년 말 기준 12조6527억원으로 6개 전업 카드사 중 5위다. 하나카드(7조9847억원)와 롯데카드가 합치면 자산규모 3위인 KB국민카드(20조5074억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서게 된다.

롯데그룹은 유통계열사와 옴니채널(온·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상품의 검색 및 구매를 지원하는 서비스), 빅데이터 등 다양한 신사업을 롯데카드를 통해 구상해왔다. 매각 과정에서 롯데카드의 지분 30%를 남기기로 결정되면 거래금액만큼이나 향후 롯데 유통계열사와의 사업 협력과 관련된 계약조건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지분 전체에 대해 1조5000억원 수준의 매각가격을 기대하고 있다. 30% 안팎의 지분을 남긴다면 거래금액이 1조원 안팎으로 줄어든다.

롯데손보 인수전은 MBK와 한앤컴퍼니, JKL 등 국내 대표 PEF 운용사들이 맞붙게 됐다. 롯데손보는 국내 손보사 중 퇴직연금 적립금 2위(작년 말 기준 2조5200억원)라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RBC)이 155.42%로 전체 보험사 평균(261.2%)에 크게 못 미쳐 인수 뒤에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추가 자금지원이 불가피하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에는 당장 2000억~3000억원의 신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손보 가격이 롯데그룹의 기대치인 4500억~5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면 매각이 불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에 매각하는 롯데손보 지분 52.47%는 호텔롯데(23.68%)와 부산롯데호텔(21.69%) 롯데역사(7.1%) 등이 나눠 갖고 있다.

이동훈/김대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