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붙은 전대협 대자보. 사진=연합뉴스
대학가에 붙은 전대협 대자보. 사진=연합뉴스
전국 대학가에서 김정은 서신을 표방하며 체제 전복을 선동하는 대자보가 붙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경인여자대학교 정문에 정부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은 것을 학교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가로 59㎝·세로 83.5㎝ 크기의 종이 2장으로 이뤄진 이 대자보는 각각 '남조선 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과 '남조선 체제를 전복하자'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대자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신 형태로 작성됐고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 탈원전, 대북 정책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자보 말미에는 ‘전대협’이라는 단체가 오는 6일 촛불집회를 연다며 동참을 구하는 내용도 적혔다. 부산에 위치한 부경대학교와 신라대학교 등에서도같은 대자보가 발견됐다.

전대협은 1987년 결성됐다가 해체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약칭인 '전대협'과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해당 단체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전국 450여개 대학에 대자보를 붙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경찰은 대자보를 회수하고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며 대자보는 붙인 사람을 찾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대자보는 전국 대학가에 '김정은 서신'을 표방해 붙은 것과 똑같은 대자보"라며 "CCTV 영상을 분석하는 한편 해당 대자보가 모욕죄나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지 추가 조사를 통해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