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에 바짝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행정부를 향해 강력한 견제구를 날렸다.

28일 일간 필리핀스타에 따르면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필리핀이 중국과의 관계를 확대하고 싶어하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필리핀이 미국과의 특별하고도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중국과 무역, 경제 관계를 확대할 기회를 엿볼 수도 있지만 우리가 필리핀의 유일한 동맹임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이든 아니든 간에 다른 나라들이 미국과의 동맹을 대체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필리핀에 유용하고도 가치 있는 도움을 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면서 "일부 다른 나라들은 다른 방식으로 해 이득이 많게 보일지는 몰라도 매우 단기적"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사는 특히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공격적이고 일방적인 행위들은 필리핀의 주권과 이익에 매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이어 "필리핀이나 어떤 다른 나라도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독자적인 외교 정책을 펴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지만, 남중국해 상황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6월 취임한 후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 거리를 두면서 실리 외교를 명분으로 친(親)중국 노선을 걷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 필리핀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협력 관계로 격상하고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에서 원유와 가스 공동탐사를 추진하기로 하는 등 바짝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중국에 밀착하는 필리핀에 "유일한 동맹은 미국"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