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25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 PE에 인수된 대한전선이 중장기 경영 계획인 ‘V2025(비전 2025)’를 내놨다. 올해 창립 63주년을 맞아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대한전선 "100년 기업 대한전설이 되겠다"
대한전선은 지난 21일 경기 안양 본사에서 최진용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V2025’ 선포식을 열었다고 27일 발표했다. 최 사장은 이 자리에서 “각국의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해외 현지 업체의 기술력이 높아져 경쟁이 격해지고 있다”며 “기술 경쟁력 강화와 현지화 전략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초고압 제품 투자 확대 △5세대(5G) 이동통신과 남북 경제협력 등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 △글로벌 현지화 등 세 가지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대한전선은 송전급 해저케이블과 HVDC(고압직류송전), 친환경 케이블 등 초고압 분야 연구개발(R&D) 및 설비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동남아시아 도서 지역이 도시화하면서 전력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해상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 발전이 확대돼 해저케이블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북아 슈퍼그리드(거대 규모 전력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장거리 송전에 유리한 HVDC 기술도 각광받고 있다.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5G 이동통신 시대를 맞아 광통신 제품과 산업용 특수선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관련 제품 개발 및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향후 유엔 및 미국의 대북 제재가 풀려 남북 경협이 본격화되면 북한의 전력망, 통신망 등 인프라 확충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관련 사업 기회도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글로벌 현지화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보호무역 장벽을 피할 수 있는 데다 운송비 비중이 높은 전선사업의 특성상 현지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서다. 베트남 생산법인인 대한비나에 대한 기술 지원과 설비 투자를 확대해 충남 당진 공장에 이은 제2의 생산기지로 키우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설립한 사우디대한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M-TEC 등 해외 생산법인도 기술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해외 법인 및 지사를 추가로 세워 유럽과 미주, 중동 등 주요 지역을 광역화해 관리·운영할 방침이다.

최 사장은 “2025년은 대한전선이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는 고속 성장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적재적소에 과감하게 투자해 중장기적으로 최대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대한전선은 2015년 IMM PE에 인수된 뒤 비영업 자산과 부실 계열사를 정리하고 주력인 전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14년 156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547억원으로 늘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