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무인점포' 시대가 열린다.  CU는 지난해 소비자가 스스로 상품을 결제할 수 있는 앱을 개발했다. CU는 이 시스템을 통해 향후 무인편의점의 기반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편의점 '무인점포' 시대가 열린다. CU는 지난해 소비자가 스스로 상품을 결제할 수 있는 앱을 개발했다. CU는 이 시스템을 통해 향후 무인편의점의 기반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지난 15일 서울 신촌에 있는 H&B스토어 '부츠'에 들른 A씨는 편리한 경험을 했다. 원하는 상품을 고른 뒤 무인계산대 앞으로 가 간단한 스캔 절차만으로 결제를 끝마쳤기 때문이다. 소요된 시간은 1분 남짓에 불과했다. A씨는 "매장에는 단 두 대의 무인계산대가 있었지만 4~5명이 계산하는 데 소요된 시간은 5분 내외로 짧았다"고 전했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 여파 등으로 매장 직원을 무인 계산대로 대체하는 '무인 시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기술 혁신에 뒤처지지 않으면서도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인계산대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분위기다.

16일 부츠 신촌점에 따르면 개장 이후 현재까지 전체 이용 소비자 가운데 70%가 일반계산대 대신 무인계산대를 이용하고 있다. 부츠 관계자는 "무인계산대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젊은이들이 많아 신촌점에 우선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마트의 기업형슈퍼마켓(SSM) 이마트 에브리데이 삼성동점에서는 오는 17일부터 스마트 점포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계산대를 거치지 않고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SSG PAY' 앱을 기반으로 물건을 고르는 동시에 결제가 가능하다. 앱 이용이 어려운 경우 셀프 계산대를 사용할 수 있다.

손님 입장에서는 대기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매장 입장에서는 비용 효율화 및 고객 혼잡 감소 등으로 비교적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에 기존 대형마트와 패스트푸드점에서도 올 들어 무인계산대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월 무인계산대를 시범 도입한 뒤 현재까지 전국 이마트 40여개 점포에 무인계산대를 운영 중이다. 누적 이용 건수는 이미 지난 6월 80만건을 돌파했다. 롯데마트는 현재 10개 점포에서 무인계산대를 운영 중이며, 올해 총 400대의 무인계산대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전국 매장에 총 390여대의 셀프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등 패스트푸드 전문점 역시 올 들어 무인계산대를 대거 도입했다.맥도날드는 약 400개 매장 중 절반 이상이 키오스크(셀프계산기기)를 도입했고, 롯데리아는 전국 1350여개 매장 가운데 760여개 매장에 설치를 완료했다. 버거킹도 현재 200여개 매장에서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버거킹 관계자는 "빠른 주문 등을 위해 1개 매장에 평균 2~3개 정도의 키오스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꾸준히 설치를 확대해 오고 있다"며 "키오스크 이용이 어려울 경우 카운터 대면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편의점, 소규모 카페, 복합몰에서도 무인계산대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인건비 절감과 더불어 매장 운영의 효율성 등을 고려하면 향후 유통업계 무인화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인계산대 도입으로 대기시간이 단축되는 등 고객 만족도가 높은편"이라며 "인건비 절감 효과도 있지만 빠른 주문으로 매장의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무인계산대 도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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