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전남 강진 여고생 사망 사건.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피해자 A양은 친구와 SNS대화에서 '아빠 친구'를 따라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사라져 버렸다.
실종 8일째 되던 날, 간절히 살아있기를 바랐던 A양은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 된 아빠 친구 김 씨(51)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황이라 증거물을 퍼즐처럼 맞추며 강진 여고생의 사망 비밀을 밝혀야 하는 상황.
경찰은 강진 여고생 살인사건 수사결과 피의자 김 모씨가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사실이 곳곳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전남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김 씨가 범행 며칠 전부터 범행도구와 약물을 준비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음을 의심케 하는 증거와 정황이 다수 확보됐다.
김 씨는 지난 6월 12일 A양을 만나 아르바이트를 제안했다.
이후 범행 이틀 전인 6월14일 낫과 전기이발기를 챙겨 배낭 안에 넣어뒀다.
또 약국에서 '잠이 안 온다'고 수면유도제인 졸피뎀 28정을 사기도 했다.
범행준비를 마친 김 씨가 지난달 16일 A양을 만나 수면제를 먹이고 결국 살해한 후 야산에 유기한 것으로 추정되며 퍼즐이 일부 맞춰졌다.
하지만 피의자인 김 씨가 자살해 영원히 입을 다물면서 범행 동기, 범행의 상세 과정은 현재까지는 미궁에 빠져있는 상태다. 경찰은 부검이 끝났지만 앞으로도 사인규명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낫에서 A양의 DNA가 검출되고, A양의 시신이 머리카락 없이 발견된 가운데 김 씨의 집에서 확보한 전기이발기에서도 A양의 DNA가 추가로 나온 대목은 계획범죄를 강하게 의심케 하는 정황이다.
특히 부검한 A양의 몸에서 김 씨가 약국에서 산 수면유도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된 것은 결정적이었다.
A양의 시신에서는 알코올 성분도 검출됐지만, 부패과정에서 생긴 것인지 술을 마신 것인지 확인할 수는 없는 상태다. 경찰은 이 같은 정황과 증거를 토대로 비록 피의자인 김 씨가 자살하면서 자백을 받을 수 없지만 "철저한 계획범죄로 보인다"고 정의했다.
그렇지만 동네 주민들의 증언대로라면 평소 A양을 조카처럼 대하며 종종 용돈도 주었다는 용의자 김 씨가 어떻게 그를 살해했으며 그가 소개해준다던 아르바이트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특히 피해자 시신은 어떻게 7~80도의 가파른 경사를 가진 산 너머에서 발견되었는지는 여전히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