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칼 겨눈 '회색 코뿔소' 중 한 명
홍콩서 실종된 재벌 샤오젠화, 6월 내 재판받을 듯
지난해 1월 실종됐던 중국 밍톈(明天) 그룹 샤오젠화(肖建華) 회장이 다음 달이나 6월에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샤오젠화 회장은 복잡한 지분 거래를 통해 100여 개 상장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 중국 재계의 거물로, 그 배경에는 태자당(太子黨·혁명원로 자제 그룹)이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월 27일 휠체어를 타고 머리가 가려진 채 정체불명의 남자들에 의해 홍콩 호텔에서 모처로 옮겨졌다.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중국 본토에서 뇌물·돈세탁·불법 대출 등으로 수사받고 있다는 소문만 돌았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샤오 회장에 대한) 조사는 끝났고, 사건은 사법당국으로 넘어갔다"며 "재판이 곧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샤오 회장과 수년간 사업 관계를 맺어왔다는 홍콩의 다른 소식통은 "샤오 회장은 6월 내에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샤오 회장의 혐의는 안방(安邦)보험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보다는 약한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수백만의 투자자에게 고위험 단기 보험 상품을 팔아 자금을 마련한 우샤오후이 회장은 '사기성 자금 조달' 혐의로 기소돼 최고 종신형에 처할 전망이다.

그는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와 결혼해 역시 태자당과의 연루설이 제기됐다.

샤오 회장에 대한 처벌이 다소 낮아지는 이유는 수사 협조를 거부한 우 회장과 달리 그가 당국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자산 매각을 서둘렀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당 고위간부들의 재테크를 대신해 줘 고위간부들의 '금고지기'란 별명을 얻은 샤오 회장은 자신이 가진 정보를 제공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재벌 손보기'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는 소문이 돈다.

중국 정부는 저리 대출을 활용해 거침없는 기업 확장에 나선 밍톈, 안방보험, 완다(萬達), 하이항(海航), 푸싱(復星), 센추리(世紀金源), 화신(華信)에너지 등을 과다 부채와 외화유출을 일으키는 '회색 코뿔소'로 지목하고 수사와 함께 돈줄을 죄고 있다.

중국 당국의 자산 매각 압력을 받은 밍톈 그룹은 지난해 1천억 위안(약 17조 원)의 자산을 팔아치운 데 이어, 올해 1천500억 위안(약 25조 원)에 달하는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