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지난달 31일을 ‘셧다운의 날’로 지정했다. 협회 소속 중개업소에 이날부터 매물을 한방에만 올리도록 했다. 하지만 당장 큰 변화를 찾기는 어렵다. 한방에 등록된 물건(매매와 전·월세 모두 포함)은 1일 기준으로 73만 개다. 지난해 11월 말(50만 개)보다 늘었다. 네이버에 등록된 서울 아파트 물건은 지난달 25일 22만1622개에서 이날 18만8515개로 줄었다.
지역별로 중개사들이 눈치작전에 들어가면서 포털 사이트 물건 수에 변화가 없거나 늘어난 곳도 있다. 세종 아파트 등록 건수는 지난달 25일 2554개에서 이날 3283개로, 부산 아파트 등록 건수는 같은 기간 2만8529개에서 3만2220개로 늘었다. 대전 아파트 물건도 2만141개에서 2만1158개로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 양천구의 한 중개사는 “아직 많은 수요자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매물 정보를 보고 전화를 준다”며 “아파트 가격이 꺾여 거래도 신통치 않은 판에 나만 매물을 옮기면 다른 중개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 같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천구 아파트 물건은 1만763개에서 1만610개로 큰 변화가 없다. 강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정보망사업본부장은 “네이버에 매물을 올리면 한 달 동안 유지되기 때문에 서서히 한방으로 넘어올 것”이라며 “세종, 부산, 경기 북부, 서울 동·서구 등 지회에서 지속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집을 구하는 실수요자들은 한방 앱과 사이트 이용이 상대적으로 불편하다는 반응이다. 지역, 단지 등을 하나하나 지정해야 하는 탓에 한눈에 시세 파악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화면 넘어가는 속도가 네이버 등의 기존 앱보다 느리다는 지적이 많다. 한 이용자는 “실수요자가 이용하기 쉽게 시스템을 개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