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리즘] 공공기관 '갑질'에 뿔난 건설사
공공기관들이 설명회와 공모 사업을 잇따라 무산시키면서 민간건설사들이 뿔이 났다. 행사 당일 취소를 통보하거나 공모에 낙찰한 결격 사유를 알리지 않아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지난 3일 오후로 예정된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민간사업자 공모 사업설명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공사는 당일 낮 12시가 넘어 “‘도시공원 부지에서 개발행위 특례에 관한 지침’ 개정안과 관련해 조정·보완이 필요해 연기한다”며 “세부적인 변경 사항은 추후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겠다”고 공지했다. 공모를 준비해온 업체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발주기관이 관련 법령 개정 움직임을 뒤늦게 알고 일방적으로 설명회를 취소해 말문이 막힌다”고 말했다.

같은 날 2012여수세계박람회재단은 최근 실시한 민간투자유치 공모 결과 참가 업체 4곳 모두 평가 점수가 미달해 사업 후보자로 선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평가위원회를 연 결과 참가 업체 모두 기준점수인 1000점 만점 중 700점에 이르지 못해 최종 사업후보자 선정이 무산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참가 업체들은 탈락 이유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한 참가 업체 관계자는 “아직 4개 업체 모두 떨어진 이유를 파악할 수 없다”며 “기본적으로 공공기관이 ‘내가 다시 뽑겠다는데 네가 무슨 상관이야’는 식으로 공모를 진행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공공기관의 보이지 않는 ‘갑질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민간업체 관계자는 “지자체별로 제각각인 설명회와 공모 관행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