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의 본부장급 이상 고위 임원 전원이 16일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달 11일 취임한 은성수 행장의 인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수은은 이날 홍영표 전무(수석부행장) 등 본부장급 이상 임원 9명이 은 행장에게 일괄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사표를 낸 임원은 홍 전무와 최성환·김성택 부행장 등 상임임원 3명, 문준식 남북협력본부장, 강승중 리스크관리본부장 등 본부장급 6명이다. 수은은 “새 은행장이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조직 쇄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인사 선택의 폭을 넓혀주자는 차원에서 고위 임원들이 일괄 사의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의 표명을 계기로 대대적인 교체 인사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15년 이후 조선·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을 본 데다 성동조선해양 등 대출 관리에 문제가 많았다는 점에서다. 최근 금융감독원 취업 청탁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한 임원의 경우 사표가 빨리 수리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수은 내부 관계자는 “(일괄 사의 표명은) 신임 행장에게 재신임을 묻겠다는 취지”라며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염두에 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전문성, 효율성 측면에서 일부 임원 교체 인사만 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수은은 국회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께 후속 인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은에 이어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도 이달 말 국감이 끝난 직후 상당 폭의 경영진 교체 인사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도 지난달 초 최흥식 원장이 취임한 직후 부원장보급 이상 13명이 일괄 사표를 냈다. 이 가운데 서태종 수석부원장 등 세 명의 사표가 최근 수리됐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