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2~3년 전부터 전북 군산공장 생산라인을 축소하면서 회사의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자동차 부품회사 A사의 한 관계자는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심각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회사는 한국GM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2010년 GM을 따라 군산에 3300㎡ 규모의 차 부품 공장까지 세웠다. 그러나 한국GM의 주문이 해마다 줄어들면서 결국 지난해 공장 문을 닫았다. 연 100억원에 육박하던 매출도 절반 수준으로 반토막이 나버렸다.

잊을 만하면 터져나오는 한국GM 철수설에 인천 지역경제가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인천은 옛 대우자동차의 본산으로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한국GM 부평본사도 약 40만 대의 생산능력과 1만2000명가량의 고용인원을 보유하고 있다. 윤석진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2015년 기준으로 인천에 있는 자동차부문 1차 협력업체는 58개며, 이 중 한국GM과 거래관계가 있는 1차 협력업체만 42개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1차 협력업체 대부분 한국GM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2~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직·간접적으로 700여 곳이 한국GM과 얽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매년 큰 규모의 적자를 내는 한국GM을 바라보는 시선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혹여 미국 GM본사가 철수를 결정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인천지역 자동차 관련 기업과 주요 기관이 인천자동차발전협의회를 발족시켜 공동 대응체제를 구축한 이유다.

일자리 상실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인천 지역의 자동차 관련 종사자는 3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GM이 부평공장 등을 상대로 급격한 구조조정을 하거나 매각·폐쇄를 하는 수순으로 들어가면 대규모 실업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강준완 기자 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