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슬아 프로의 보기탈출 X파일] 그립 짧게 잡고 상체는 세워 퍼팅해야 뒤땅 방지
지난 5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라 불리는 더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마지막 날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코스(파72·7215야드) 18번홀(파4). 한국 골프 ‘영건’ 김시우(22·CJ대한통운)의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프린지로 향했다. 컵까지의 거리는 15m. 이때 김시우는 페어웨이 우드를 집어 들고 퍼팅해 공을 컵 1m 앞에 붙였다. 파를 잡은 김시우는 최연소 우승으로 골프 역사를 새로 썼다.

김시우처럼 프로 골프 대회에서 우드로 퍼팅하는 골퍼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왜 우드 퍼팅을 하는 것일까. 야마하골프 소속 정슬아 프로(25)는 “우드는 퍼터보다 로프트각이 있기 때문에 우드로 퍼팅하면 공이 임팩트 후 지면에서 살짝 뜬 채로 지나간다”며 “공 주변에 장애물이 있다면 우드로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침없이 구르는 우드 퍼팅

우드 퍼팅 그립
우드 퍼팅 그립
정 프로는 우드로 퍼팅하는 상황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했다. 그린 주변 러프에 공이 있을 때, 공이 맨땅에 있을 때, 공이 지나가는 길에 방해요소가 있을 때다. 웨지로 공을 띄워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공에서 컵까지의 거리가 짧으면 공을 띄운다 해도 컵 주변에 세우기 어렵다. 이럴 때 우드를 잡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 프로는 “지면이 딱딱한 맨땅에 공이 있다면 웨지로 공을 띄우기가 어렵다”며 “이런 지형에선 우드로 퍼팅하면 공이 통통 튀면서 잘 굴러간다”고 말했다.

평소 연습으로 거리감 익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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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 스트로크 방법은 퍼팅과 같다. 단, 샤프트가 길기 때문에 그립을 짧게 잡고 상체를 세워야 뒤땅을 방지할 수 있다. 정 프로는 “샤프트가 길기 때문에 두 팔과 어깨가 만든 삼각형 모양이 망가지지 않고 그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삼각형 모양을 유지한 채 스트로크를 해야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드 퍼팅의 핵심은 연습이다. 평소 연습장에서 자신만의 거리감을 익혀둬야 실전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처음 연습할 때는 평평한 지형에서 타감과 거리감을 익히는 데 집중해야 한다. 거리감을 익힌 뒤 다양한 지형에서 이를 응용하는 게 좋다. 자주 사용하는 퍼터가 아니라 우드로 퍼팅할 때는 자세와 함께 리듬도 흐트러지기 쉽다.

정 프로는 “우드로 퍼팅할 때는 평소에 하지 않는 급가속이나 샷이 위축되면서 나타나는 감속 등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퍼팅 전에 리듬을 조절하는 루틴을 거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용인=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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