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유승민 비대위원장 체제 '가닥'…유승민 "사즉생"

최고위원 간담회서도 추대 의견

< 뜨거운 브로맨스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오른쪽)과 김무성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술을 주고받다 입맞춤을 하고 있다. 바른정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한 이날 만찬은 김 의원이 “바른정당과 우리 모두의 우정을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연합뉴스

바른정당이 이혜훈 대표 사퇴에 따른 지도부 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비대위원장은 유승민 의원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은 10일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주재로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고 새 지도체제에 대해 논의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정기국회 일정 등을 고려할 때 한 달 안에 전당대회를 치르기는 어렵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당원들의 총의를 모아 이른 시일 안에 새 지도부를 구성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일단 미루고 비대위를 가동하기로 했다는 의미다.

비대위원장으로는 유 의원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최고위원 간담회에서도 유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도 당내 의견이 모아지면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그런 (비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을 충분히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사즉생으로 죽기를 각오한다면 못할 일이 없다”며 “동지들과 함께 죽음의 계곡을 건너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자유한국당과 합치는 보수 통합론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데 대해 ‘자강론’을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 “우리가 꿈꾸던 개혁보수의 길을 가려면 초인적인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국민의 마음이 움직여줄 때까지 몇 년이고 일관성 있는 노력을 끈질기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무리 힘들어도 뒷걸음쳐서야 되겠느냐”며 “허허벌판에 나와 지도에도 없는 길을 개척해보자고 했던 우리가 편하게 죽는 길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자강론에 반대하며 보수 통합을 주장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아 당내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최고위원은 “당의 분열을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누가 비대위원장이 되든 당이 통합된 바탕 위에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11일 최고위원회의, 13일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를 거쳐 비대위 전환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비대위 전환이 결정되면 최고위원회의 추천과 500여 명으로 구성된 당원 대표자대회의 추인을 통해 비대위원장을 선출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