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법률서비스 무역수지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보다 적자 규모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국내 로펌들의 해외 진출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결과다.

하지만 국내 법률시장 개방 압박이 거세지면서 만성적자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 법률서비스 국제수지는 올 1분기에 8260만달러(약 92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억4370만달러·약 1611억원)보다 적자폭이 6110만달러(약 685억원) 감소했다.

법률서비스 국제수지는 국내 법무법인(로펌) 등이 기업 인수합병(M&A) 자문 등의 법률서비스로 외국에서 벌어들인 수입과 국내 기업이 외국 법률서비스업체에 지출한 금액의 차이를 뜻한다.

법률서비스 국제수지는 매년 적자를 기록 중이다. 해외로 빠져나간 비용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6억3390만달러(약 7107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2013년(7억2190만달러·약 8094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적자 규모가 컸다.

올 들어 국내 로펌들의 해외 진출이 증가하면서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국내 법률서비스 업체들의 해외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올 1분기에만 1억9850만달러(약 2225억원)를 벌어들였다. 같은 기간 해외 법률업체의 국내 수입은 2억8110만달러(약 3151억원)로 작년보다 4740만달러(약 531억원) 줄었다. 2012년(2억8460만달러·약 3191억원) 수준으로 감소한 셈이다. 대형 로펌 관계자는 “국내 로펌들의 해외 진출이 늘고 있는 만큼 적자 규모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서비스 수지가 다시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법률서비스 강국인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요구 우선순위로 법률시장 개방을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FTA에 따라 올해 3월부터 법률시장 3단계 개방이 시작됐지만 미국 로펌들은 여전히 한국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외국 로펌의 합작 법무법인에 대한 지분율과 의결권을 49%로 제한하고 있어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