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증가 규모 작년 11월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가계대출 조이기·부동산 시장 안정세에 대출 증가세 둔화 전망"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하기로 하자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83조2천203억원으로 전월 말(380조4천322억원)보다 2조7천881억원 늘었다.

지난해 11월(3조1천633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6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1∼2월만 해도 전월 대비 2개월 연속 감소했다.

금융당국의 대출 심사 강화로 은행들이 개인 대출을 깐깐히 들여다봤고, 부동산 시장도 위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3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고, 지난 5월에는 전월 대비 1조3천599억원 늘었다.

금융권에서는 지난달 부동산 거래가 많이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신고일 기준)은 1만4천442건을 기록했다.

이는 2006년 12월(1만5천531건) 이후 가장 많은 월별 거래량이다.

여기에 대출 가능 금액이 감소하기 전에 서둘러 대출받으려는 움직임도 증가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부터 서울 전 지역과 세종시, 광명 등 경기 일부· 부산 일부 등 조정 대상 지역에 대해 현행 70% 한도인 LTV를 60%로, 60%인 DTI는 50%로 각각 축소하는 대출 규제 시행에 들어갔다.

오는 8월에는 추가로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나오는 등 가계대출 조이기 정책은 계속해서 강화될 전망이다.

실제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정부가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다음 날인 20∼21일 이틀간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는 1주일 전과 비교해 11.9% 늘었다.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로 주택담보대출 신청이 많이 늘어난 것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은행 창구 지도로 이런 '선(先)수요 대출'을 억제하고 있고 이날부터 LTV·DTI 강화가 도입됨에 따라 일단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일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선 이후 서울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빠르게 뛰면서 부동산 거래가 늘었고, 정부의 부동산대책도 예고되면서 대출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며 "정부 대책들이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도 안정되고 있어 대출 증가세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