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10일 경남도지사 퇴임식에서 눈물을 흘리며 "세상을 반드시 놀라게 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도청에서 진행된 제35대·제36대 홍준표 도지사 퇴임식에서 '3년 동안 날지 않고 울지도 않았던 새가 한 번 날면 천지를 진동 시킨다'는 불비불명(不飛不鳴) 고사를 인용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으로 30일 동안 백두산 호랑이처럼 세상을 향해 포효해 보겠다"며 "강력하고 새로운 우파 정부를 만들어서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세상에 증명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경남지사 사퇴하며 눈물(출처=유튜브)
홍준표 경남지사 사퇴하며 눈물(출처=유튜브)
홍 후보는 공직자 사퇴 시한인 9일 밤11시57분에 사퇴하면서 보궐선거를 무산시킨 '꼼수 사퇴' 논란에 대해서는 "퇴임식을 조금 빨리 했다면 선거 운동엔 큰 도움이 됐겠지만 보궐선거를 하면 기초단체장 등의 줄사퇴가 이어지고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한 연쇄사퇴가 불가피했다"며 "300억원의 혈세가 낭비되고 도민들은 검증도 못하고 도지사, 시장군수를 뽑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도정은 이제 다 세팅됐다. 권한대행 체제로 가도 공백은 없을 것"이라며 "충분한 시간을 두고 내년 6월에 새 도지사를 뽑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퇴임사 도중 감정이 복받쳐 말을 멈추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4년 4개월 동안 지사하면서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지사를 했으면 고향에서 반대하는 사람도 없었을 것이고 편하게 지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내부 개혁을 하다 보니 반대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고, 또 다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이라 그 사람들에게 좀 상처를 준 것도 있다"며 "처음 내려올 때는 고향이라 좀 편하게 지내려고 했는데, 지난 4년 4개월 동안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주의료원, 민주노총, 무상급식 파동 때 전교조와 싸웠던 것이 제일 어려웠다"며 "공무원들이 흔들리지 않고 참 잘 따라줬고, 그래서 참 고맙다"고 밝혔다.

한편 홍 후보의 '심야 사퇴'에 반발하는 일부 시민들은 경남도청을 나가는 홍 후보의 차량에 소금을 뿌리는 등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 후보는 "(소금을 뿌린) 그분들은 민주노총 사람들이다. 4년여 내내 싸웠다"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