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테크윈, 한국항공우주(KAI), LIG넥스원 등 국내 대표 방산 3사가 작년 일부 실적이 개선됐지만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예상됐던 수주가 지연되거나 장기 투자에 따른 비용이 증가해 실적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방산업계 영업이익률 글로벌 톱티어의 절반수준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50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증권업계 평균 추정치(1587억원)를 밑돌았다. 영업이익률은 4.2%에 그쳐 KAI(10.1%), LIG넥스원(4.7%)보다 수익성면에서 뒤쳐졌다. 미국 항공엔진업체인 프랫앤드휘트니(P&W)사와 엔진을 공동 개발하면서 비용이 늘었고 K9 자주포 수출이 감소된 영향이 컸다. 실적개선에 기여한 연결 자회사 한화디펜스와 한화시스템을 제외하면 영업적자 22억원을 기록했다.

KAI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0.3% 늘어난 315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도 방산 3사중 가장 높은 10.1%를 기록했다. 하지만 4분기 영업이익이 저조해 증권업계 기대치(3652억원)에 못미치는 성과를 냈다. 국산 헬기 수리온이 결빙문제로 양산이 늦춰졌고 완제기 수주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LIG넥스원도 수주 부진과 연구개발(R&D) 지연으로 비용 부담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21.9%줄어든 876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방산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방산업체와 비교해볼때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작년 보잉의 영업이익률(예상치)은 10.1%였고, 록히드마틴은 11.5%였다. 하니웰은 19.4%, 레이시온은 13.3%, 노스롭은 12.7%다. 국내 대표 방산업체 한화테크윈의 영업이익률 보다 글로벌방산업계의 이익률이 2배이상 높은 것이다. 국내 방산업체는 내수위주로 무기를 개발하다보니 가격과 성능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방산업계의 수출 비중은 아직 15%수준이다. 안영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국내용으로만 개발하다보니 한국 방산제품은 가격이 비싸고 성능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개발단계부터 수출을 고려해 글로벌 시장에 통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화테크윈은 올해 K9 자주포의 인도 수출을 통해 실적 만회를 꾀하고 있다. 최근 핀란드에 K9 48대를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KAI 역시 TX사업(미국 수출형 훈련기)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LIG넥스원은 작년 미뤄진 수주가 올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