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북한 김정남씨 가족이 마카오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SCMP는 마카오 당국과 김정남 씨 가족이 김씨 사후 처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마카오 치안경찰국은 김씨 가족 보호 여부 등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문에 지난 15일 보안사가 관련 응답을 했으며 보충할 것이 없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보안사는 당시 "개별 사건을 공개하거나 논평할 수 없다"면서도 "현재 관련 사건의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현행법에 따라 마카오 주민과 여행객 등의 신병 안전과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김씨 가족 보호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김씨 세 번째 아내로 알려진 북한 여성 서영라씨의 거처인 타이파섬 해양화원(海洋花園) 주거단지 내 아파트에는 경찰력이 배치됐다.

지난 15일 김씨의 둘째 부인 이혜경씨와 한솔, 솔희 남매가 사는 것으로 알려진 마카오반도 아파트 주변에서 경찰관이 목격되기도 했다.

한편,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이씨는 상냥한 편이었으며 신변 안전을 크게 우려하지는 않았지만, 신분이나 북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 교민은 "한솔, 솔희 남매가 공부를 잘하고 명랑했다"며 김씨가 별도 거처를 두고 있고 해외 출장을 자주 갔지만, 아이들과 긴밀하게 연락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해를 품은 달' 등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고 한국 소주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등은 김씨가 골동품에 투자하고 와인과 음식점 사업도 활발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씨는 지인 외에 이웃과는 교류를 자제하는 등 신중한 행보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10년 전 마카오 콜로안 섬의 오션프런트 빌라에서 김씨와 3년 이상 이웃으로 지낸 남성은 SCMP에 "김씨가 먼저 살고 있었지만, 누구인지 모르다가 신문 기사를 보고서야 알았다"며 "다른 이들을 쳐다보지 않았고 내게도 전혀 인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김씨 부인과 가족을 본 적 없지만, 근처에 기거하는 경호원으로 보이는 1∼2명의 남성을 본 것으로 기억한다며 김씨가 선글라스를 주로 쓰고 집을 떠나거나 귀가할 때 항상 고급 차를 이용했다고 전했다.

(마카오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