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약처럼…한국, 법인세율 내려야 경제 성장"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드워드 프레스콧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석좌교수(사진)는 1일 “한국이 경제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법인세율을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법인세율 인하 공약이 지켜지면 미국 경제가 2008년 이후 최대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했다.

프레스콧 교수는 이날 산업연구원(KIET)이 발간한 ‘월간 KIET 산업경제’ 신년호에 쓴 기고문에서 “22%에 달하는 한국 법인세율은 낮은 편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유주의 경제학자인 프레스콧 교수는 ‘실물경기 변동이론’으로 2004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는 “한국이 법인세율을 낮추는 게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법과 규제 시스템 확립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 대규모 손실을 불러온 현대자동차 파업, 한진해운 파산 등 부정적 충격이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잘 대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경기부양을 위한 공적자금 지출 확대 같은 시도를 하는 건 위험한 생각”이라며 “공적자금 확대는 현재 혹은 미래의 세율을 높여 경기를 침체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레스콧 교수는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공약 중 법인세율 감면, 한계세율 인하, 생산 친화적 규제정책, 의료서비스 지출 통제 등에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는 “트럼프의 공약대로 법인세율을 15%까지 감면하면 미국 기업이 조세회피 목적으로 해외에 이전할 요인이 사라진다”며 “미국 내 투자가 증가할 것이고 이는 근로자의 실질임금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계세율 인하에 대해서는 “과거 미국이 한계세율을 낮췄을 때 세수는 오히려 증가했다”고 말했다.

프레스콧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2009년 미국의 1인당 생산량은 2008년 이전보다 약 12% 하락했다”며 “이후 7년간 경기는 회복되지 않았고 1930년 대공황 이후 가장 큰 불황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의 공약이 지켜지면 미국 경제는 2008년 이후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더 높은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레스콧 교수는 “트럼프가 당선됐다고 해서 무역전쟁이 발생할 확률은 낮다”며 “무역전쟁에 비해 자유무역을 통해 얻는 이득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자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모두 훌륭한 협상가”라며 “두 나라 국민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협정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