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과 MBC 신년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층은 지역과 세대, 이념 성향에 따라 갈렸다. 문 전 대표는 40대 이하와 수도권, 호남, 부산·울산·경남지역에서 우세를 보였다. 이념 성향에선 중도 및 진보층에서 지지세가 많았다. 반 전 총장은 50대 이상, 충청권과 대구·경북(TK), 강원지역, 보수층에서 비교 우위를 보였다.

☞이미지 크게보기
[한경·MBC 대선주자 여론조사] 25.1% 문재인, 수도권·호남·PK 우세…19.7% 반기문, 충청·강원·TK 1위
10위권에 새누리당 후보 없어

여야 전체 조사에서 10위권 후보 가운데 반 전 총장을 제외하면 여권 후보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한 명뿐이었다. 지지율 10% 이상을 나타낸 주자는 문 전 대표(25.1%)와 반 전 총장(19.7%), 이재명 성남시장(10.1%) 등 3명으로 반 전 총장을 빼면 모두 야권이 차지했다. 새누리당 후보 가운데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1.0%로 11위였다.

[한경·MBC 대선주자 여론조사] 25.1% 문재인, 수도권·호남·PK 우세…19.7% 반기문, 충청·강원·TK 1위
문 전 대표는 서울(26.8%), 인천·경기(26.4%), 광주·전라(23.8%), 부산·울산·경남(27.9%) 지역에서 선두를 달렸다. 반 전 총장은 대구·경북(27.1%)과 대전·충청(23.1%), 강원·제주(28.7%)에서 문 전 대표를 제쳤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당 지지 기반인 광주·전라(10.0%)뿐만 아니라 자신의 출신 지역인 부산·울산·경남(5.2%)을 비롯한 전 지역에서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문 전 대표가 20대(35.7%)와 30대(39.4%) 40대(34.1%)에서, 반 전 총장은 50대(26.0%)와 60대 이상(36.8%)에서 각각 지지율이 높았다. 중학교 졸업 이하에선 반 전 총장(31.4%)이 문 전 대표(11.2%)를, 대졸 이상에선 문 전 대표(33.0%)가 반 전 총장(14.6%)을 각각 앞섰다. 민주당 지지자 59.0%가 문 전 대표를, 3.9%가 반 전 총장을 지지했다. 새누리당 지지자 가운데서는 51.9%가 반 전 총장을, 2.3%가 문 전 대표가 적합하다고 답했다. 개혁보수신당 지지자 40.6%가 반 전 총장을 지지한 반면, 문 전 대표 지지는 3.8%에 불과했다. 국민의당 지지자는 안 전 대표(31.3%), 반 전 총장(13.7%), 문 전 대표(10.7%) 등 순으로 선호했다.

보수 진영에선 반 전 총장(44.6%), 황 권한대행(11.3%)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보였다. 중도층 지지율에선 문 전 대표(30.3%), 반 전 총장(13.7%), 이 시장(12.7%), 안 전 대표(6.8%) 등 순이었다. 진보 진영은 문 전 대표(37.8%), 이 시장(16.2%), 반 전 총장(10.8%), 안 전 대표(9.1%) 등 순으로 지지했다. 2012년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한 40.3%가 반 전 총장을, 9.9%는 황 권한대행을 각각 뽑겠다고 했다.

황교안 권한대행 급부상

황 권한대행이 전체 조사에서 여권과 구여권(개혁보수신당) 후보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서울(6.5%)과 부산·울산·경남(7.3%), 대구·경북(4.8%)에선 안 전 대표에게 앞섰다. 후보 기근에 시달리는 여권에서 상황에 따라 대선 주자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달 20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이 “대통령 출마를 계획하거나 고려하고 있느냐”고 묻자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후 지난달 29일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선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이미 말을 다 했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출마 가능성을 아주 닫은 것은 아니란 해석이 나왔다.

지지율 30~40% 이상의 압도적인 1위 후보가 보이지 않아 대선 전망을 쉽사리 점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선두 후보의 지지율이 20%대라는 것은 검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에 따라 얼마든지 출렁거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 어떻게 조사했나

한국경제신문과 MBC 공동여론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29~30일 이틀간 이뤄졌다. 컴퓨터를 활용한 무작위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유선전화(49.7%)와 이동전화(50.3%)를 이용해 1 대 1 설문을 했다. 응답률은 13.1%(유선전화 12.0%, 이동전화 14.4%)로 성·연령·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해 결과를 도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