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오전장 호봉제 전격 폐지
2010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에서 탈퇴한 경주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이하 발레오) 노조가 호봉제 폐지를 결의했다. 현대자동차 등 민주노총 산하 노조 대부분이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고집하며 강경 투쟁에 나선 것과는 정반대다.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발레오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호봉제 위주인 임금체계를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고 27일 밝혔다. 노사는 올해부터 58세 임금 동결, 59세부터는 기존 임금의 90%만, 60세에는 80%만 받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다. 2014년 노사 합의 때는 기존 700%인 정기상여금 중 500%를 성과연동형 상여금으로 돌렸다.

근로자들은 앞으로 업무 성과에 따라 최고 등급과 최저 등급 간에 연간 1700여만원의 임금 격차가 나게 된다. 국내 산업계에서 생산직 현장 직원들이 호봉제 폐지, 임금피크제 도입,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제외 등 사실상 완전한 형태의 성과연동형 임금체계를 도입하기는 발레오가 처음이다. 정홍섭 발레오 노조위원장은 “금속노조와의 7년간 전쟁에서 애써 살려놓은 우리 일자리를 끝까지 지켜내기 위해 결단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당기순이익의 25%를 성과급으로 주겠다”는 내용을 단체협약에 명문화했다.

정 위원장은 2010년 100일 이상 파업하며 강경 투쟁을 고집해온 금속노조 산하 전임 집행부에 반기를 들고 금속노조에서 탈퇴한 뒤 기업별 노조로 전환해 올해까지 7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금속노조 탈퇴의 정당성도 인정받았다.

경주=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