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에 사상 첫 버디 300개 돌파 진기록
라운드당 4.68개 버디 생산…걸림돌은 줄어든 출장 회수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세'인 박성현(23·넵스)은 지난 시즌에 버디 312개를 잡아냈다.

KLPGA투어에서 한 시즌에 버디를 300개 넘게 잡아낸 선수는 박성현이 처음이다.

KLPGA투어 역사에 뜻깊은 기록이다.

박성현 이전에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많았지만 한 시즌에 버디 300개 고지를 밟아보지는 못했다.

우선 그렇게 많은 버디를 잡아낼 만큼 대회가 많지 않았다.

2007년 신지애(28)가 9승을 올리며 국내 무대를 평정했을 때 출전한 대회는 15개뿐이었다.

김효주(21·롯데)가 KLPGA 사상 시즌 최다 상금(12억원)을 벌어들인 2014년 시즌에도 출전 대회는 23개였다.

박성현은 지난해 매치플레이 대회를 빼고 27개 대회를 치렀다.

대회가 늘어난 덕이다.

하지만 단순히 대회가 늘어서만은 아니다.

박성현의 남다른 버디 사냥 능력이 아니었다면 버디 300개 고지는 넘볼 수 없었다.

박성현은 지난해 라운드마다 3.71개꼴로 버디를 잡아냈다.

KLPGA가 관련 기록을 집계한 이후 대회당 버디 3.7개를 넘긴 선수는 박성현을 빼고 두 명 뿐이다.

2008년 시즌 서희경(30)과 안선주(29)가 라운드당 평균 버디 3.7개를 넘었다
이후 7년이 지나 박성현이 등장할 때까지 라운드당 평균 버디 3.7개를 넘긴 선수는 없었다.

2014년 시즌을 석권한 김효주는 3.67개꼴로 버디를 잡았고 작년 상금왕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3.6개꼴로 버디를 생산했다.

박성현의 버디 사냥 능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박성현은 이번 시즌에 전인미답의 한 시즌 버디 400개 돌파라는 대기록에 도전장을 냈다.

작년보다 한 뼘 더 성장한 버디 사냥 능력이 밑천이다.

박성현은 올해 매치플레이 대회를 제외한 8개 대회에서 25라운드를 치러 117개의 버디를 뽑아냈다.

라운드당 버디가 4.68개다.

작년보다 라운드당 거의 1개가 더 많다.

안성현 SBS 골프 해설위원은 "작년보다 100m 이내 샷이 몰라보게 정교해졌다"면서 "파5홀과 짧은 파4홀에서 수월하게 버디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박성현은 스트로크대회 27개에서 84라운드를 돌았다.

올해 84라운드를 채운다면 산술적으로 393개의 버디를 잡아낸다.

400개 돌파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LPGA투어에서는 이미 시즌 버디 400개는 현실이 됐다.

지난해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무려 422개의 버디를 쓸어담았다.

루이스는 지난 2014년에는 460개의 버디를 잡았다.

하지만 라운드당 버디 생산은 루이스도 박성현에 미치지 못했다.

버디 460개를 잡은 2014년 루이스는 무려 109라운드를 뛰었다.

라운드당 버디는 4.22개였다.

작년에도 루이스는 99라운드를 돌아 라운드당 버디는 4.11개였다.

박성현의 버디 사냥 능력은 작년보다 부쩍 높아진 그린 적중률과 무관하지 않다.

작년 박성현의 그린 적중률은 76.98%로 6위였다.

올해는 무려 80.22%로 발군의 1위다.

18개 홀에서 14차례가량 버디 기회를 만든다는 뜻이다.

난코스에서 치른 한국여자오픈에서도 박성현은 14개의 버디를 잡아내 출전 선수 가운데 으뜸이었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박성현은 올해 시즌 초반에 미국 대회에 출전하느라 3개 대회를 결장했다.

23일 개막한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을 포함해 박성현은 앞으로 출전할 수 있는 대회는 19개다.

US여자오픈과 브리티시여자오픈 등 해외 원정으로 두세 차례 결장한다고 보면 17개 또는 16개 대회를 더 치를 예정이다.

3, 4라운드 대회가 섞여 있어 대략 55라운드를 더 소화할 수 있다.

지난해보다 라운드 수가 줄어들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자칫 컷 탈락하는 대회라도 있다면 80라운드에도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지난해 전대미문의 시즌 버디 300개 고지를 가뿐하게 넘어선 박성현이 이번 시즌에 KLPGA투어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