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반대를 주장하다 총격으로 사망한 영국의 조 콕스 노동당 하원의원(41)은 전도유망한 여성 의원이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많은 사람은 그가 노동당에서 수년 내에 핵심적인 인물이 될 것이라고 여겼다”고 전했다. 보수당 소속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콕스 의원은 하원은 물론 상원에서도 스타였다”고 평가했다.

영국 중부 웨스트요크셔주의 평범한 노동자 가정 출신인 콕스 의원은 생일을 불과 엿새 앞둔 16일(현지시간) 지역구에서 주민들과 브렉시트 관련 간담회를 하다가 변을 당했다.

그는 케임브리지대 정치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에서 10년 이상 인권운동가로 일했다. 옥스팜 정책부장을 지낸 데 이어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사무소 책임자로 근무했다. 구호현장에서 남편인 브렌던 콕스를 만나 두 아이를 낳았다. 이들 가족은 런던에서 번듯한 집 대신 템스강변에 묶어놓은 허름한 배를 집으로 개조한 수상가옥에서 살았다.

콕스 의원은 2010~2014년 노동당 내 여성네트워크 회장직을 맡은 여성운동가이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총선서 고향인 배틀리·스펜 선거구에서 당선돼 하원에 입성했다.

그는 의정활동을 하면서 시리아 내전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시리아를 위한 초당적 의원모임’을 꾸리고 영국의 시리아 공습 표결에서는 기권했다. 이민자들이 영국에 혜택을 준다며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호소했다. ‘EU 안에서 더 강한 영국’이라는 캠페인을 만드는 데도 일조했다. 브렌던은 “아내는 매일 다른 사람들이 지칠 정도로 에너지가 가득 찬,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며 “우리 모두는 그를 죽인 증오와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