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추진했던 멘톨(박하향) 담배 판매 금지 법안 처리를 미루고 있다.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들의 표심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흑인들은 백인이나 히스패닉보다 멘솔 선호도가 높다.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하비어 베세라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해당 법안이 “시민사회와 형사 사법계에서 너무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며 “(시행 전까지)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이 분명해졌으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4월 인종 간 건강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취지에서 멘톨 담배 근절을 추진했다. 향후 25년간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50% 이상 줄이겠다는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문샷’의 일환이다. 멘톨은 캘리포니아, 메사추세츠 등 주(州) 단위 행정구역을 포함해 미 전역에 100곳 넘는 지역에서 이미 판매가 금지된 상태다.3년 만에 이런 기조가 뒤집힌 건 이 정책에 대한 흑인 사회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흑인들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고안됐지만, 정작 흑인들 사이에선 흑인 흡연자에 대한 경찰 단속을 강화해 인종 차별을 초래하고, 암거래를 부추기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대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흑인 계층 지지율은 눈에 띄게 후퇴한 상태다. 최근 시행된 WSJ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흑인 비율은 68%로, 직전 대선 때인 2020년 91%를 큰 폭으로 밑돈다.멘톨 담배는 흑인의 흡연율을 높이는 주범으로 지적된다. WSJ가 국가의약품사용및보건실태조사(NSDUH)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흑인 흡연자의 81%
일본에서 국민 90%가 '여성 일왕'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일본 교도통신은 28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 5주년을 앞두고 3∼4월 일본인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90%가 여성 일왕을 인정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여성 일왕을 찬성하는 이유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응답자(50%)가 '일왕 역할에 남녀는 관계없다'고 답했다.왕위 계승 안정성에 대해서는 72%가 '위기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도쿄신문은 젊은 남성 왕족이 히사히토뿐이어서 왕위 계승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고 해석했다. 현재 일왕 계승 1순위는 나루히토 일왕 동생인 후미히토 왕세제이며, 2순위는 후미히토 왕세제 아들인 히사히토다. 나루히토 일왕은 슬하에 아들 없이 아이코 공주만 뒀고, 후미히토 왕세제는 자녀 3명 중 막내만 아들이다.일본 '황실전범'은 제1조에서 왕위에 대해 "남계 남자가 계승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왕족 여성은 왕족 이외 사람과 혼인하면 왕족 신분을 잃는다고 명시했다. '남계 남자'는 왕실 남성이 낳은 남자를 뜻한다.이번 조사에서는 왕족 여성이 왕족 이외 남성과 결혼해 낳은 자식이 왕위를 잇는 이른바 '여계 일왕'에 대해서도 응답자 84%가 찬성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일왕제에 대해서는 88%가 '있는 편이 좋다'고 답했다. 반면 왕실에 관심이 있는 응답자는 67%로 2020년 조사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나루히토 일왕은 부친인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해 상왕으로 물러나면서 2019년 5월 1일 즉위했다.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우라늄 가격이 최근 1년 새 70%가량 뛰어 미국 반도체 기업 주가지수를 앞질렀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자자들이 우라늄을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닌 인공지능(AI) 수혜 종목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AI 붐’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저탄소 에너지원인 원자력 발전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우라늄 시장 데이터 업체 UxC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우라늄정광(옐로케이크·U3O8) 가격은 지난 2월 5일 파운드(약 0.45㎏)당 106달러까지 치솟았다.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원전 르네상스’ 바람이 불면서 파운드당 140달러를 찍었던 2007년 이후 최고치다.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대란을 맞은 유럽을 중심으로 나타난 ‘원전 부활’ 흐름에 우라늄 가격은 작년 초부터 상승세를 탔다. 여기에 AI용 칩 수요가 기름을 부었다. 칩을 제조하는 데이터센터를 구동하는 데 엄청난 양의 전력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미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2027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량이 올해보다 318테라와트시(TWh)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전체의 연간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다.원전은 탄소배출이 적은 에너지원 중에서도 24시간 전력 공급이 어려운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원전 운영사와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AI 붐을 선도하는 미 빅테크들은 이미 원전 관련 투자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원전 연료인 우라늄 가격은 최근 1년간 70% 급등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주가지수(SOX·약 58%)보다 빠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니혼게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