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안 두 배지'를 노리며 이번 20대 총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2세 또는 형제 정치인들의 명암이 엇갈려 14일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먼저 13·14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유수호 전 의원의 아들 새누리당 유승민 당선인이 대구 동구을에서 네 번째 금배지를 가슴에 달 것이 확실한 상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17분 기준 유 당선인의 득표율은 75.6%로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유 당선인은 당이 자신에 대한 공천심사 발표를 막판까지 미루며 사실상 불출마 압박을 가하자 탈당을 선언하고 '기호 1번'이 아닌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렀다.

고(故)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이자 한승수 총리의 사위인 새누리당 김세연 당선인도 부산 금정구에서 사실상 당선이 확정돼 3선 국회의원이 됐다.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에서 정책위 부의장을 지냈던 김 당선인은 유 의원 측근 중 거의 유일하게 단수후보자로 뽑혀 공천을 받고 본선에 진출했었다.

고 김태호 전 민자당 사무총장의 며느리인 새누리당 이혜훈 당선인도 서울 서초구갑에서 17·18대에 이어 3선 국회의원으로 당선이 확실시됐다.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의 정치적 동지인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의 아들 새누리당 정진석 당선인도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를 꺾고 금배지를 거머줬다.

충북 청주시상당구에서 당선돼 4선 중진이 된 새누리당 정우택 당선인의 경우 아버지가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운갑 전 농림부 장관이며, 경기도 의정부시을에서 네 번째 금배지를 잡은 새누리당 홍문종 당선인의 아버지는 홍우준 전 의원이다.

충남 서산·태안 선거구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성일종 당선인의 친형은 지난해 '성완종 리스트' 사태의 도화선이 된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다.

반면 이번 새누리당 공천에서 '컷오프 1호' 현역의원으로 기록된 김태환 후보(46.7%)는 경북 구미시을에서 이 시각 현재 새누리당 장석춘 후보(53.3%)에게 뒤쳐진 상황이다.

김 후보의 부친은 김동석 전 의원이며 형은 5선의 '허주' 김윤환 전 의원이다.

이 시각 현재 도영심 전 의원의 아들인 새누리당 이재영 후보(38.1%)는 서울 강동구을에서 더민주 심재권 후보(41.0%)에게 밀린 상황이고, 3선 이진연 전 의원의 아들인 새누리당 이상일 후보는 경기도 용인시정에서 더민주 표창원 후보에게 사실상 패배했다.

야권에서는 서울 중구성동을의 국민의당 정호준 후보가 접전끝에 새누리당 지상욱 후보에 패했다.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 국회에 입성한 정 후보는 더민주 탈당파인 정대철 전 상임고문의 아들이자 2대부터 9대까지 내리 8선을 한 민주당 창당의 주역, 정일형 전 의원의 손자다.

마포의 터줏대감이었던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인 더민주 노웅래 후보는 이 시각 현재 52.7%의 득표율로 서울 마포갑에서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새누리당이 대법관 출신 안대희 후보를 이 지역에 전략공천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으나 되려 노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와 넉넉한 지지율 격차를 벌였고, 3선 중진으로 발돋움하는 데 성공한 분위기다.

이용희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인 더민주 이재한 후보는 충북 보은군옥천군영동군괴산군에서 새누리당 박덕흠 당선인에게 패배했다.

서울 서대문을의 더민주 김영호 후보도 18·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정두언 후보에게 연거푸 고배를 마시고 지역위원장을 맡아 절치부심해온 끝에 이 시각 현재 당선이 유력하다.

그는 '리틀 DJ'로도 불렸던 6선의 김상현 전 의원의 아들이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박수윤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