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i리뷰] '시그널'에 열광한 자, '시간이탈자'로 모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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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예진 기자 ]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움직이는 감성추적 스릴러. 사랑하는 여자의 죽음을 막기 위한 두 남자의 추적이 시작된다. 하나의 살인사건과 두 남자의 꿈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설정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시그널'을 연상케 한다. '시간이탈자'에서는 '시그널'의 무전기 대신 꿈이라는 연결고리가 사용됐다. 두 작품을 모두 접한 관객들은 '시그널'을 모방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간이탈자'는 '시그널' 촬영 훨씬 이전인 2012년부터 만들어지고 있었다.
1983년을 사는 고등학교 교사 백지환(조정석 분)과 2015년에 사는 강력계 형사 김건우(이진욱 분)는 각각 사고를 겪은 뒤 꿈 속에서 서로의 일상을 보게된다. 이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30여 년의 시간을 사이에 두고 살고 있다는 사실을 믿게 된다. 그러던 중 건우는 꿈에서 본 지환의 약혼녀 서윤정(임수정 분)이 살해됐다는 기록을 발견하게 되고 두 남자는 윤정을 살리기 위해 30년의 시간 차이를 초월해 힘을 모아 사건을 추적한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지금 모습 그대로 태어날거야. 지환씨가 나 알아볼 수 있게. 우리 꼭 다시 만나. 알았지?" - 영화 속 윤정의 대사
과거의 임수정과 조정석, 그리고 현재의 임수정과 이진욱의 두 러브스토리가 입체적으로 전개된다. 곽재용 감독은 "마치 두 편의 영화를 찍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1983년에서 2015년으로 변하고 또 그 반대로 전환되는 화면이 매우 부드럽게 연결돼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처음에는 달달한 로맨스가 그려지며 과거 곽 감독의 작품인 '클래식'과 '엽기적인 그녀'가 떠오른다. 하지만 윤정의 살인사건 이후 추적 영화로 변하는가 싶더니 마지막에는 좀비 영화를 방불케 하는 스릴러로 끝이 난다.
최근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곽재용 감독은 "애초에 감성추적 스릴러로 만들려던 건 아니다. 스릴러이면서 내 장기인 멜로 감성이 녹아들길 원했다"며 "내 나름대로는 나의 충실한 스릴러를 만드려고 노력했다"고 전작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추적 스릴러 안에 감성이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보다는 긴박감 따로, 애절함 따로인 것처럼 느껴졌다. 또한 시간을 제외한 다른 부분을 조금 더 현실적이게 구성했다면 관객들이 영화를 실감나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렇다고 모두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다. '중공군 미그기 귀순', '세계청소년축구대회 4강 진출' 등 80년대에 실제로 일어났던 큰 이슈들이 등장하고 민방위 방송과 라디오 뉴스가 들리는 장면은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건우가 학생들에게 "배철수가 미래에는 라디오 DJ가 된다"고 꿈에서 본 미래를 털어놓고, 스마트폰 과 같은 미래 기술에 놀라워하는 장면은 웃음 포인트로 자리잡는다. 30년의 세월이 담긴 신스틸러 박준규의 등장 역시 관객들을 폭소케 하는 깨알 재미다. 거기에다 믿고 보는 배우인 정진영과 정웅인의 연기력은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데 한 몫 한다.
감독과 배우를 단숨에 매혹시킨 '시간이탈자'는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에 이어 곽재용 감독의 세 번째 데뷔라고 볼 수 있다. 영화계 거장인 곽 감독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획으로 남을 지 '시간이탈자'의 성과가 주목되고 있다. 오는 4월 13일 개봉.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1983년을 사는 고등학교 교사 백지환(조정석 분)과 2015년에 사는 강력계 형사 김건우(이진욱 분)는 각각 사고를 겪은 뒤 꿈 속에서 서로의 일상을 보게된다. 이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30여 년의 시간을 사이에 두고 살고 있다는 사실을 믿게 된다. 그러던 중 건우는 꿈에서 본 지환의 약혼녀 서윤정(임수정 분)이 살해됐다는 기록을 발견하게 되고 두 남자는 윤정을 살리기 위해 30년의 시간 차이를 초월해 힘을 모아 사건을 추적한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지금 모습 그대로 태어날거야. 지환씨가 나 알아볼 수 있게. 우리 꼭 다시 만나. 알았지?" - 영화 속 윤정의 대사
과거의 임수정과 조정석, 그리고 현재의 임수정과 이진욱의 두 러브스토리가 입체적으로 전개된다. 곽재용 감독은 "마치 두 편의 영화를 찍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1983년에서 2015년으로 변하고 또 그 반대로 전환되는 화면이 매우 부드럽게 연결돼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처음에는 달달한 로맨스가 그려지며 과거 곽 감독의 작품인 '클래식'과 '엽기적인 그녀'가 떠오른다. 하지만 윤정의 살인사건 이후 추적 영화로 변하는가 싶더니 마지막에는 좀비 영화를 방불케 하는 스릴러로 끝이 난다.
최근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곽재용 감독은 "애초에 감성추적 스릴러로 만들려던 건 아니다. 스릴러이면서 내 장기인 멜로 감성이 녹아들길 원했다"며 "내 나름대로는 나의 충실한 스릴러를 만드려고 노력했다"고 전작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추적 스릴러 안에 감성이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보다는 긴박감 따로, 애절함 따로인 것처럼 느껴졌다. 또한 시간을 제외한 다른 부분을 조금 더 현실적이게 구성했다면 관객들이 영화를 실감나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렇다고 모두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다. '중공군 미그기 귀순', '세계청소년축구대회 4강 진출' 등 80년대에 실제로 일어났던 큰 이슈들이 등장하고 민방위 방송과 라디오 뉴스가 들리는 장면은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건우가 학생들에게 "배철수가 미래에는 라디오 DJ가 된다"고 꿈에서 본 미래를 털어놓고, 스마트폰 과 같은 미래 기술에 놀라워하는 장면은 웃음 포인트로 자리잡는다. 30년의 세월이 담긴 신스틸러 박준규의 등장 역시 관객들을 폭소케 하는 깨알 재미다. 거기에다 믿고 보는 배우인 정진영과 정웅인의 연기력은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데 한 몫 한다.
감독과 배우를 단숨에 매혹시킨 '시간이탈자'는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에 이어 곽재용 감독의 세 번째 데뷔라고 볼 수 있다. 영화계 거장인 곽 감독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획으로 남을 지 '시간이탈자'의 성과가 주목되고 있다. 오는 4월 13일 개봉.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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