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묵 성일기공 대표 "성공비결은 시계…마감 정해두면 창의력 나와"
“성공하려면 시계를 활용해보세요. 어떤 일을 하든지 시간을 정해두고 해결책을 찾으면 그 안에서 창의력이 발휘됩니다. 나는 지금도 작업실에 시계를 두고 기술 연구를 합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8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한 김성묵 성일기공 대표(55·사진)가 밝힌 성공 비결이다. 김 대표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업훈련원에서 기술을 배워 개발한 동력전달기계로 연매출 84억원을 올리는 기업을 일궜다.

고교 졸업 후 부산 송월타월을 다니다 상경한 김 대표는 감속기 제조기업인 제일종공에 입사해 공정 전반을 다루는 가공파트 팀장이 됐다. 현장에서 기술을 연마하며 서울산업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해 이론을 겸비한 그는 직장생활 10년 만인 1990년 성일기공을 설립했다. 당시는 한국 산업 구조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기기 제조산업으로 재편되면서 자동화 장비에 들어가는 동력전달기계에 대한 수요가 늘던 때였다.

창업 초기에는 공장 건물도, 동료도 없었다. 16㎡ 남짓한 천막에서 2년여간 기술개발에 매진해 당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소형정밀 ‘커플링’(동력전달장치)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개발과 동시에 삼성전자, LG산전, 삼익THK 등 국내 유수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성일기공 매출은 지난해 84억원, 올해 1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세계 최다 품목의 소형 정밀 커플링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은 60% 수준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제조업체 등 국내외 약 1500개 기업과 거래하고 있고, 해외 매출 비중도 15%를 넘는다.

선배 기술인으로서 김 대표는 후배들에게 창업을 권유했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성과만 봐도 우리나라 젊은 기능인들의 실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우수한 후배들에게 각자의 분야에서 세계 1위 제품을 만들어보라고 조언해주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는 일이기도 하고요.”

2006년 8월 시작한 ‘이달의 기능한국인’은 10년 이상의 산업현장 경력이 있는 사람 중 사회적으로 성공한 기능인을 매월 한 명씩 선정, 포상하는 제도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