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10조 투자해 OLED 확 키운다"
LG디스플레이가 2018년까지 10조원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디스플레이에 투자한다.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에서다. ▶본지 8월13일자 A1, 15면 참조

LG디스플레이는 17일 경기 파주 공장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여상덕 OLED 사업부장(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20주년 기념 전략발표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한 사장은 “OLED는 시장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단 내년중 TV용 대형 OLED 생산라인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플렉시블 OLED의 투자도 늘릴 예정이다. OLED 적용 분야는 TV, 스마트폰에서 각종 웨어러블 기기와 대형 디지털 게시판(사이니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으로 넓힌다.

LCD 분야에서도 초고화질(UHD)급 등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OLED TV라는 신시장을 열고 △웨어러블용 OLED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며 △자동차용 및 폴더블(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정부도 LG디스플레이의 OLED 투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지난 7월 수출경쟁력 강화 대책 발표를 통해 OLED를 차세대 수출유망 품목으로 정하고, 제조장비의 수입관세를 기존 5~8%에서 0%로 낮춰주기로 했다. OLED 원천기술 연구개발(R&D)비용 세액공제 일몰연장, OLED TV 개별소비세 폐지 등의 정책도 시행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가 OLED에 집중 투자하기로 한 이유는 LCD 시장이 성장세가 꺾인 데다 중국 업체들의 잇단 가세로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09년 4분기 이후 23분기 연속 대형 LCD 시장 1위를 차지하는 등 시장을 선도해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BOE 등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세계 최대 LCD 패널 공장인 10.5세대 투자에 나서는 등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OLED는 LCD보다 화질이 뛰어나고 다양한 모양을 구현할 수 있지만, 시장이 아직 완전히 열리지 않은 상태다. OLED 패널을 이용하면 휘거나 접는 디스플레이는 물론 종이처럼 얇은 ‘월페이퍼 디스플레이’와 투명 TV 등도 생산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세계 OLED 시장이 올해 117억달러에서 2022년 282억달러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앞으로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완제품을 만드는 업체는 물론 생산장비, 소재 업체를 포함한 ‘OLED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 사장은 “한국이 경쟁국의 추격을 뿌리치려면 OLED는 반드시 개척하고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분야의 집중 투자와 정부 지원의 결과로 35조5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및 13만명의 직·간접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장관은 “한국이 OLED를 중심으로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