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편리한 시기에 朴대통령과 중요 사항 논의 고대"
남중국해 문제에는 "한국 목소리 높이면 안전노력 국제사회 주체에 무게 실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11일 박근혜 대통령의 전격적인 미국 방문 연기에 대해 "방문연기 결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방영된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미관계와 동맹은 견고하고 미래에도 계속 그럴 것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께서는 향후 서로 편리한 시기에 박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맞아 중요 사항을 논의하기를 고대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방영된 리퍼트 대사와의 인터뷰는 전날 오후 서울 세종로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리퍼트 대사는 특히 "오바마 대통령도 2013년 당시 아시아 순방을 연기한 뒤 다시 일정을 잡았고 성과를 거뒀다"면서 박 대통령의 방미 연기에 따른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방미 연기와 관련한 한미간의 협의에 대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고 공식발표 이전에 청와대와 외교부 고위급 관계자들과 긴밀히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리퍼트 대사는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최근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미중간 갈등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에 대해 언급한 것과 관련, "중국과의 분쟁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에 관한 문제가 더 크다.

공해의 자유항행권, 국제법에 따른 분쟁의 평화로운 해결, 이 모든 것이 남중국해에서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한국이 이 보편적이고 국제적 원칙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다면 보다 더 안전한 세계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국제사회의 주체들에게 정통성과 무게를 실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더 많은 노력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미 정상회담도 이를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러셀 차관보에 이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한국이 보다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사 갈등을 빚고 있는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평화, 화해를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

특히 한국 국민을 만족시킬 해결책을 찾아 치유와 화해가 이 지역에 정착됐으면 하는 희망적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미일 가이드라인 개정에 대해서는 "미일조약의 틀 안에서 이뤄졌고, 한국과 긴밀하게 협의했고, 제3국에 대해서는 국제법에 따라 추진된다는 내용이 명확하고 분명하게 나와있다"면서 "한국의 목소리가 전달되도록 보장하기 위한 한미일간의 논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리퍼트 대사는 북한에 대해서는 "오바마 정부는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협상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

현 시점에서 공은 북한에 가 있다"면서 북한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인권문제 등을 거론하며 "북한 내의 상황에 대해 계속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