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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 검사' 홍준표 경남지사가 8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특별수사팀이 있는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에 출석했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은 홍준표 경남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의혹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8명의 유력 정치인 중 검찰의 소환 조사가 이뤄진 것은 홍 지사가 처음이다.

검찰은 이날 조사 결과에 따라 홍 지사의 신병처리를 결정한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까지 신중하게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홍 지사는 이날 오전 9시55분께 서울고검 청사에서 취재진을 만나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고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이런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에 (의혹이 사실 무근이라는 점을) 소명을 하러 왔다"고 언급했다.

홍 지사는 핵심 증인인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회유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습니다"라고 말한 뒤 서울고검 12층 조사실로 들어갔다.

검찰은 홍 지사를 상대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금품거래 의혹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조사는 특별수사팀 소속 손영배 부장검사와 평검사 1명이 맡았다.

홍 지사는 옛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에 나섰던 2011년 6월께 성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당시 성 전 회장으로부터 현금 1억원을 건네받은 윤 전 부사장이 국회를 찾아 홍 지사 측 보좌진에게 쇼핑백에 든 1억원을 건넨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반면 홍 지사는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아울러 김해수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홍 지사의 일부 측근 인사들이 검찰의 수사 기간에 윤 전 부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회유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홍 지사가 이런 시도에 관여한 게 아닌지도 캐묻고 있다.

앞서 특별수사팀은 윤 전 부사장을 4차례에 걸쳐 조사하면서 금품수수 의혹의 구체적 정황을 파악했다. 경남기업에서 조성된 현금성 비자금 중 홍 지사에게 건넬 1억원이 마련되는 과정도 추적 작업이 마무리됐다.

홍 지사 주변 계좌에 대한 추적내역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입수한 2011년 당대표 경선 자금 회계처리 서류 등을 분석해 1억원이 어떤 식으로 홍 지사 측 캠프에 흘러들어갔는지 등도 조사했다.

검찰은 핵심 증인인 윤 전 부사장의 진술 등에 비춰 홍 지사가 1억원을 받았을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그를 기소할 방침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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