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주가가 27일 크게 출렁였다. 반대매매로 추정되는 30만주 이상의 대량 매도 주문이 나오면서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급락 후 5분여 만에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지만, 종가는 최근 1년 신저가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가격경쟁 심화 우려

중국·유럽과 가격 경쟁, 수익성 '펑크'…한국타이어, 한라비스테온 인수로 '성장동력' 장착
이날 한국타이어는 0.45% 오른 4만42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5일 신저가(4만3700원)까지 추락한 뒤 2거래일 연속 반등했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지난해 6월 고점 대비 32.1% 떨어진 가격이다. 올해만 16.1% 하락했다.

타이어 시장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는 점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저가 공세를 펴는 중국 타이어 업체들이 공급량을 줄이지 않는 데다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유럽 시장 수익성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중국 타이어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가격 인하에 나선 탓에 판매가격이 하락했고 달러화 강세로 원재료 조달 비용이 상승했다”며 “올 1분기 매출은 1조5678억원, 영업이익은 2186억원으로 증권사 추정치 평균(매출 1조6653억원, 영업이익 2510억원)을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목표주가도 6만5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내려 잡았다.

국내에선 현대차가 신형 제네시스에 장착된 한국타이어를 무상 교체키로 한 것도 악재로 꼽힌다. 2013년 말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에 타이어로 인해 소음과 진동이 발생한다는 불만이 나왔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5년형 제네시스에 콘티넨탈과 미쉐린 타이어를 장착하기로 했다. 박인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무상 교체로 한국타이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155억원 정도로 크지 않지만 프리미엄 타이어라는 신뢰성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성장동력 충분하다”

영업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외형 성장과 사업다각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시도하는 점을 높게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올해 매출은 6조9621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늘어날 전망이다. 순이익은 7405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미국 테네시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거점도 확대된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중국에 이어 미국 공장으로 생산시설이 확장되고 있다”며 “판가 하락이 진정되면 외형 및 이익 증대 기대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사업 전격 진출을 높게 평가하는 시선도 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와 함께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69.9%를 사들였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 목표주가를 7만원으로 유지하고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임 연구원은 “3세 경영 체제 준비 목적으로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