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피 못잡는 컴투스…'서머너즈워' 효자 노릇 계속할 수 있나
게임업종 대장株인 컴투스의 지난 4분기 실적을 놓고 금융투자업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시장 예상보다 저조한 영업이익이 주력 게임 '서머너즈워'의 장기 흥행을 위한 반짝 '비용 감수'였다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서머너즈워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친 것이 실적 발목을 잡았다는 상반된 해석도 나왔다.

올해 초 이후 20% 이상 뛰었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니다.

◆ 작년 4분기 영업익 360억원…예상치 하회

11일 코스닥시장에서 낮 1시22분 현재 컴투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100원(0.61%)내린 17만9700원을 나타냈다. 주가는 이날 2400원 떨어진 17만8400원으로 시작해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전날 컴투스는 작년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38억원, 당기순이익은 231억9100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7458.7% 급증했지만 당초 시장 추정치였던 436억원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치.

이에 대해 NH투자증권은 '서머너즈워' 게임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을 집행했기 때문이라며 결과적으로는 해당 게임의 장기 흥행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 정재우 연구원은 "작년 4분기 늘어난 비용이 올해 서머너즈워의 흥행을 이끌 것"이라며 "9일 현재 구글 플레이를 기준으로 매출 순위 100위권, 10위권, 5위권 국가의 수는 각각 64개, 31개, 15개로 작년 12월31일 50개, 22개, 8개 대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서머너즈워의 흥행과 올해 새롭게 출시될 신규 게임 모멘텀 등을 반영해 컴투스 목표주가를 기존 19만원에서 21만원으로 올려잡았다.

하이투자증권도 작년 4분기 마케팅 비용 증가는 서머너즈워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고 1분기 중 마케팅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민아 연구원은 "공격적인 마케팅 효과가 반영되며 올해 1분기 서머너즈워 매출도 증가할 것"이라며 "중국 안드로이드 시장 출시 성과 역시 1분기에 잡힐 전망"이라고 말했다.

컴투스는 지난달 22일 중국 안드로이드 시장에 출시돼 현재 360, 바이두마켓에서 누적 다운르도 150만을 기록 중이다.이 연구원은 "중국에서의 다운로드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개발 막바지에 접어든 길드 콘텐츠 도입 시 사용자들의 충성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서머너즈워 '장기흥행' vs '의존도 심해' 엇갈려

투자업계 한편에선 서머너즈워의 성장이 이미 둔화 단계에 접어들었는데도 이 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게임을 대체할 신규 게임 성과가 미미해 작년 4분기 실적도 저조했다는 것.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서머너즈워는 출시 1년이 지나면서 트래픽 성장이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광고 효과로 미국, 일본 지역에서 매출 순위는 상승했지만 마케팅 비용 부담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서머너즈워 게임 하나에 대한 매출 집중도가 높기 때문에 이 게임 둔화에 대한 리스크도 크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공 연구원은 "퍼즐앤드래곤의 흥행으로 주가가 50배 이상 상승했던 겅호온라인도 게임 흥행 둔화로 영업이익 서장이 정체되는 시점부터 현재까지 주가 조정이 지속되고 있다"며 "겅호온라인의 교훈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컴투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이종원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률은 43%로 아직 안정적"이라면서도 "이같은 성적은 서머너즈워의 제한적인 성장에 기반한 것으로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당분간 추가적인 모멘텀 키를 확보하기 쉽지 않아, 상반기 길드전 콘텐츠 업데이트 성과가 중요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컴투스는 전날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3989억원, 1571억원으로 제시했다. 작년보다 각각 70%, 55% 늘어난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회사 측 추정치는 서머너즈워의 견조한 성장세와 함께 신작 라인업의 추가적인 모멘텀이 더해질 때 가능한 성적"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