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당권 경쟁이 난타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후보들도 점차 공격적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먼저 문재인 후보는 평소의 점잖은 어법을 접고 강공을 택했다.

전대 초반에는 경쟁자들의 공격에 반응을 자제했지만 거친 공세가 이어지자 단호하게 반박하는 쪽으로 기조를 전환한 것이다.

문 후보는 올초 대의원들에게 보낸 연하장에서 "제가 좀 독해보이지 않아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새해에는 달라진 문재인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실제 그는 최근 광주MBC가 주최한 합동토론회에서 박지원 후보를 향해 "(저에게) 당 대표 경선에 나오면 안 된다는 주장이야말로 패권주의적이며, 당을 계속 장악하겠다는 것"이라며 "박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제왕적 대표가 될 거라는 걱정이 당원들 사이에 많다"며 역공했다.

박지원 후보 역시 이번에는 초반부터 화끈한 공세를 퍼붓고 있다.

대선 후보가 당권까지 가져서는 안 된다는 '당권·대권 분리론'으로 문 후보를 직접 겨냥, 기선을 잡고자 한게 대표적 사례다.

여기에 문 후보가 2012년 총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예를 들어 대선후보가 총선을 지휘하는 게 효과가 있다고 반박하자 "노무현의 길을 버리고 박근혜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어 광주MBC토론회에서는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 때 대북송금 특검을 하면서 남북관계가 깨졌고, 김대중 대통령은 투석을 시작했다"고 하는 등 공세가 점차 거칠어지고 있다.

그러는 사이 두 후보간 감정도 점차 상해가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박 후보 측이 "문 후보 측이 지역위를 동원해 대의원 간담회를 열었다"며 불법선거운동 의혹을 제기하자 문 후보 측은 "박 후보 측이 먼저 대의원 간담회를 열었다"고 반박하면서 정면 충돌한 바 있다.

'다크호스'로 분류되는 이인영 후보도 이 싸움판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은 노동현장을 방문하는 등 정책 중심의 행보를 보이고는 있지만, 문 후보와 박 후보의 설전이 워낙 치열해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계속 비켜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당내에서는 후보들간 언쟁이 지나치게 격화할 경우 당을 위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18일 "가뜩이나 이번 경선은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나마도 정책이나 비전이 아닌 상호 비방전만 주목을 받는다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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