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19차 아시아·태평양 전력산업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아·태 전기공급산업협회 제공
201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19차 아시아·태평양 전력산업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아·태 전기공급산업협회 제공
중국 일본 태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들의 전력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한국으로 총출동한다. 22개국 106개 회원사를 거느린 아태전기공급산업협회(AESIEAP)가 2년마다 주최하는 ‘아시아·태평양 전력산업 콘퍼런스(CEPSI)’가 10월26~30일 제주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전력산업 전문가들은 콘퍼런스에서 전력산업의 현안과 미래를 논의한다.

○40여개국 1500여명 참석

[2014 아시아·태평양 전력산업 콘퍼런스] 제주서 불 밝히는 '전력산업의 미래'…40개國 업계 리더 총출동
이번 20차 CEPSI에는 첸지향 대당집단공사 동사장을 비롯해 중국 양대 전력망공사와 5대 발전회사의 최고위급 인사가 대표단으로 참석한다. 중국 측 참가 신청만 이미 200명을 넘겼다.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에서도 한국전력에 해당하는 전력회사 CEO를 포함해 120~130명씩 사전 등록했다.

사전 등록이 진행 중인 24일 기준으로 31개국에서 1150명이 참가 등록 신청을 마쳤다. 이 정도만으로도 사상 최대 참가국과 참가인원 수준이다. 주최 측이 김포~제주 항공노선 증편을 신청할 정도다.

박성철 AESIEAP 사무국 팀장은 “사전 등록 신청이 많아 마감을 이달 말에서 다음달 10일께로 연장할 계획인데 이 추세라면 40여개국 1500여명의 전문가가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관심이 있는 일반 국민도 회의 당일 언제든지 현장에서 등록하면 참석할 수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최대 1만명가량이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아시아 전력난 해법 제시

콘퍼런스 주제는 ‘스마트·그린 소사이어티를 위한 전력산업의 역할 및 책임’이다. 지난해부터 AESIEAP 회장을 맡고 있는 조환익 한전 사장이 직접 정했다. 조 사장은 “세계에서 전기 혜택을 못 받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시아에 살고 있다”며 “에너지원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이들 국가가 전력 빈곤을 신기술로 극복해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콘퍼런스의 소주제는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 △기후변화에의 대응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혁신 △향후 유망한 전력분야 기술 등으로 구성됐다. 한국은 박근혜 정부가 최근 발표한 6대 에너지신산업을 아태지역에서 국가적 이니셔티브(실행계획)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콘퍼런스를 통해 한국의 전력산업 수출도 추진된다. 한전, LG, LS, 두산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을 비롯해 14개 중소기업이 행사장에 부스를 열고 해외 주요 전력회사의 구매담당자와 상담 기회를 갖는다. IBM, 알스톰, 3M, 지멘스, 미쓰비시, 도시바 등 25개 글로벌 기업도 참가한다. 지금까지 19차례 콘퍼런스가 열리는 동안 이런 비즈니스 기회는 없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전력 관련 기술 수준은 아직 한국을 따라오지 못하고, 일본은 후쿠시마 대지진 사태 여파로 침체해 있다”며 “한국이 이번 콘퍼런스를 계기로 아태지역에서 전력산업을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