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24일 오후1시13분

국내 시멘트 1위 업체인 쌍용양회 매각이 추진된다. 업계 2위 동양시멘트에 이어 쌍용양회까지 매물로 나오면서 시멘트 업계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쌍용양회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은 쌍용양회 지분 46.83%를 매각하는 방안에 대한 채권단 동의를 묻는 공문을 지난 23일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 한앤컴퍼니 등에 발송했다.

쌍용양회 단일 최대주주는 지분 32.36%를 가진 일본 시멘트업계 1위 태평양시멘트였지만 쌍용양회가 2005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하는 과정에서 채권단이 대규모 출자전환을 단행, 최대주주가 됐다.

쌍용양회의 현 주식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치면 매각 가격은 600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게 업계 추산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쌍용양회 주가가 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상태여서 채권단 입장에서 지분을 팔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 1, 2위 모두 매물로

[마켓인사이트] '시멘트 1위' 쌍용양회, 매물로 나온다
쌍용양회의 최근 3년간 국내 시멘트제조업 시장점유율은 22% 수준이다. 매물로 나온 동양시멘트(점유율 12.5%)까지 인수하면 시장점유율은 35%에 달한다.

쌍용양회의 지난해 매출(연결회계 기준)은 2조600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7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1억원)보다 76.5% 늘었고, 순이익은 40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쌍용양회 경영권을 인수하면 자회사인 쌍용자원개발 쌍용해운 쌍용머티리얼 쌍용정보통신 쌍용레미콘 쌍용기초소재 한국기초소재 등을 한꺼번에 얻게 되는 것도 매력적이다.

2대주주인 태평양시멘트가 채권단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채권단이 몇 차례 지분 매각 의사를 타진했으나 태평양시멘트가 추가지분 인수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멘트 업계 ‘지각변동’ 가능성

쌍용양회 인수후보로는 동종업계인 한일시멘트 유진기업 삼표 등 레미콘 업체, 시멘트 생산 핵심 원료인 유연탄 공급에 강점을 지닌 삼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시멘트 전방 산업인 건설사를 보유한 대기업들이 눈독들일 가능성도 있다.

채권단은 다음달 쌍용양회 매각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쌍용양회가 동양시멘트보다 앞서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이번달 매물로 나올 예정이었던 동양시멘트 매각 일정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법원과 동양시멘트 대주주 (주)동양은 지난 4월 삼일 안진 삼정 등 회계법인으로부터 동양시멘트 매각방안에 대한 최종 보고를 받았다. 하지만 법원은 동양시멘트와 (주)동양을 함께 파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매각 일정을 늦춘 상태다.

동양시멘트는 지분 100%가 매물로 나오기 때문에 7500억원의 채무를 감안한 인수가격은 쌍용양회 경영권 인수가보다 높은 8000억~9000억원대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7월 시멘트 단가 인상으로 시멘트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잠재적 인수후보들의 관심이 높아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가 한꺼번에 나와도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