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中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들…제조업 PMI 호조에도 '싸늘'
중국 경기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여전히 불안하다. 중국의 9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중국 PMI와 실물경기 간의 괴리가 있다며 이번 PMI 회복의 의미는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SBC는 전날 중국의 9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50.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50.2)과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50.0)를 웃도는 수준이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50에 못 미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중국 제조업 PMI 발표는 이번주 국내 증시의 최대 변수로 꼽혔다. 부진한 경기지표가 나오면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왔다. 전날 제조업 PMI가 예상을 뒤집고 호조를 보였지만 국내 증시는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중국 경기부진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했다.

이 같은 시각은 9월 제조업 PMI가 전월 대비 소폭 오르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그간 상승세를 탔던 제조업 PMI는 지난 8월 기준치 부근까지 미끄러졌다. 9월 지수도 상승폭이 크지 않아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9월 HSBC 제조업 PMI가 전월과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경기 모멘텀 회복 가능성을 의미하는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하반기 중국 경제 성장 여력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재정부장이 제조업 PMI 발표를 앞두고 한 발언도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앞서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호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에서 "중국경제가 하방압력을 받고 있지만 어떤 하나의 경제지표 때문에 정책기조를 심각하게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시장에선 중국의 부진한 경기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 정부가 추가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중국 재정부장이 추가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를 꺾으면서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

중국 제조업 PMI와 실물경기 간에 괴리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박석중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산출에 높은 가중치를 점하는 신규주문의 확대가 이번 지수 반등을 주도했다"며 "신규주문 회복은 국경절 이전 수요 확대의 일회성 요인과 수출 회복 효과에 의한 것으로 실물 수요 전반의 회복으로 간주하기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PMI와 산업생산 및 전력 사용량과의 괴리가 높다"며 "중국 실물 수요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고정자산투자는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